2025-07-11
변형없이 게시판 업로드...유료회원만 다운 받을 수 있어
김태환 변호사 "저작물 보호 가능성…대가 지불만으로 제공 불가"
교육기업 메가스터디(대표 손성은)의 자회사인 대학교 인강 사이트 '유니스터디'가 대학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를 현금성 보상을 내걸고 수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제출된 시험지가 내용 수정 없이 원문 그대로 게시판에 업로드되고, 유료 회원에게만 제공되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유니스터디’의 회원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메가스터디는 지난 1일 자사 애플리케이션 ‘큐브’와 대학교 인강 사이트 '유니스터디' 공지사항을 통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중간·기말고사 시험지와 족보를 제출하면 신세계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게시했다.
'큐브'는 각 대학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최근 5개년 시험지를 메일 양식에 맞춰 수집한다고 밝혔다. 시험 문항만 제출시 신세계 상품권 1만원권을, 정답 해설 제출시 1만5천원권을 지급한다.
공지에 따르면 제출된 시험지는 반환되지 않으며, 자회사인 ‘유니스터디’의 콘텐츠 제작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유니스터디'도 최근 5개년 시험지로 한정해 기출시험지를 사진 찍어 족보를 업로드한 전원에게 CU편의점 5천원 상품권과 유니스터디 2만원 포인트를 지급하며, 7명에게는 신세계백화점 3만원권을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저작권법 제32조는 입학시험 또는 자격검정 등 학식·기능 평가 목적에 한해 공표된 저작물의 복제·배포를 허용하고 있으나, 영리 목적일 경우 적용되지 않는다. 메가스터디는 해당 시험지를 교육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상업적 목적이 명백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문제가 되는 점은 메가스터디가 수집한 시험지를 변형 없이 원문 그대로 자사 게시판에 업로드했다는 점이다. 출제자의 원문이 그대로 담긴 해당 시험지는 요약이나 편집이 가해진 2차적 저작물이 아닌 만큼, 저작권법상 복제 및 공중송신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 자료는 유료 회원에게만 다운로드가 가능하도록 설정돼 상업적 이용 목적이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유사한 사례로는 고등학교 시험문제를 무단으로 수집해 제공했던 ‘족보닷컴’ 사건이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시험문제는 창작성 있는 저작물에 해당하며, 무단 수집 및 영리적 활용은 저작권 침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재판부는 "교사인 원고들이 자신들의 교육이념에 따라서 소속 학교 학생들의 학업수행 정도의 측정 및 내신성적을 산출하기 위해 정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남의 것을 그대로 베끼지 않고 이 사건 시험문제를 출제했다"며 "그 출제한 문제에 있어서 질문의 표현이나 제시된 답안의 표현에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음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시험문제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했다.
법조계에서도 메가스터디의 대학시험지 수집과 관련하여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환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대학교 시험문제는 저작물로 보호될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를 구성하는 부분에 창의적 표현이 있고, 아이디어 그 자체가 아니라 표현을 보호하기 때문에 교수의 전문지식과 창의적 판단이 개입된 문제들의 경우 저작권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작권자인 교수 또는 양수인인 학교의 허락을 받지 않았는데 단지 금전 대가를 지불하였으므로 자유롭게 시험문제를 유료 회원들에게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가 ‘유니스터디’의 '유니패스'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확인된다. 유료 강의 환급형 프로그램인 ‘유니패스’는 특정 성적 기준을 달성한 수강생에게 수강료를 환급하는 제도로, 환급 조건으로 시험지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 또한 금전 보상을 대가로 타인의 저작물을 확보하는 구조로 해석될 수 있다.
메가스터디는 그간 자사 교재의 불법 복제나 무단 배포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실제로 과거에는 불법 유포자에게 사과문을 요구하고, 이를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을 해온 바 있다.
이번 이벤트에서는 대학 출제자의 저작물을 수집해 자사 콘텐츠에 활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보여온 태도와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지는 메가스터디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메가스터디 측은 관련 논란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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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메가스터디, 대학 시험지 '유상 수집'…저작권 위반 소지 제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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