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3

가수 겸 배우 차은우가 1인 기획사(법인)를 차려 세금 부담을 덜어내는 방식은 최근 몇 년 사이 연예인들 사이에서 새롭게 떠오른 '절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국세청은 그러나 이런 법인들이 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실질 기능은 없으면서 연예활동 대금 수취 역할만 하는 경우가 많은 점에 주목해 '조세회피 목적 페이퍼컴퍼니'로 규정짓고 단속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세청은 사무실, 직원 고용, 계약서 등 법인의 인적·물적 실체를 가늠할 증거를 토대로, 기존 소속사와 구분되는 차별화된 용역 제공과 매출 상승 기여 여부를 탈세를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절세 노리고 우후죽순... 최근 본격 단속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유명 연예인이나 가족들을 대표로 한 1인 기획사가 난립한 주된 이유는 최고세율이 49.5%(지방세 포함)에 달하는 개인 종합소득세보다 부담이 덜한 법인세(최고세율 26.4%)를 적용받아 절세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연예인 소득이 늘어날수록 누진세 부담도 커지니 자산관리사들이 1인 법인 설립을 권유하는 분위기"라며 "고소득자 연예인들은 대부분 그런 식으로 비용 처리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1인 기획사'를 통한 탈세 논란은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국세청은 '기획 조사'를 통해 연예인들의 1인 기획사를 문제 삼았다. 연예인이 기존 소속사와의 매니지먼트 계약을 유지하면서, 다른 기능이 없는 법인을 끼워 대금을 받는 창구로 이용하는 건 '과세 대상만 개인에서 법인으로 바꾸는' 꼼수라는 게 국세청 판단이다. 노종언 법무법인 존재 대표 변호사는 "차은우씨 같은 사례를 '절세'로 인정하면 평범한 직장인들도 모두 법인 세워 월급 받고 세금 줄이라고 장려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차은우에 앞서 배우 이하늬, 박희순, 유연석, 이준기, 조진웅 등도 '1인 기획사 탈세 의혹'이 불거지며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납부했다. 소속사들은 일관되게 "세법 해석과 적용에 관한 차이일 뿐"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추징금은 납부하지만 법인세 적용 대상이 된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몇몇 연예인은 국세청 판단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행정소송 전 단계)했다. 다만 아직까지 최종 결론이 나온 사건은 없다. 1인 기획사를 통한 탈세 여부가 법적으로는 '회색지대'에 있는 셈이다.
국세청의 기준... "법인의 실질 기능"
국세청이 연예인의 1인 기획사 설립 자체를 문제 삼진 않는다. 실질적 기능 없이 '도관'(중간에서 단순히 통로 역할만 하고 사라지는 존재) 역할로 법인을 활용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한국일보가 최근 연예인 1인 기획사 관련 과세전적부심사 결정례를 분석한 결과, 국세청이 '실질적 기능' 여부를 따질 때 제시하는 기준이 구체적으로 파악됐다.
①우선 물적·인적 실체가 명확해야 한다. 사무실 마련, 직원 고용 흔적은 물론 신설법인을 당사자로 한 출연계약서, 업무위탁계약서나 법인의 구체적 업무 범위가 담긴 계약서 등이 없으면 탈세를 의심한다. ②여기에 법인으로서 실제 '용역'을 제공한 기록도 있어야 한다. 사무실을 차려놓고 직원만 고용하는 거로는 불충분하고, 소득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계약서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문제 법인의 매출이 연예인과 기존 소속사 전속계약에 기초한 연예활동으로 발생한 정산금 외에는 없고, 근로소득자도 연예인 1인뿐이라면, 연예인을 관리할 능력이 없는 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차은우도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로 봤을 때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안원용 세무법인 다솔 변호사는 "현재까지 1인 기획사 사건에서 법인의 '실질적 기능'을 인정받아 추징금을 돌려받은 경우가 없다"며 "법인의 실질적 설립 및 운영 목적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연예인들이 이 부분이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에 잡히는 절세 효과가 분명한 만큼, 1인 기획사 설립은 위험 부담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연예인들이 차은우 논란을 계기로 법인의 실질적 기능과 거래 구조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자영 법무법인 대륜 수석변호사는 "연예인은 이미지가 중요한 만큼 세무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사전에 엄격한 자문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국세청 결정례를 기준으로 한 자가 점검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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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 탈세 의혹 벗으려면?'... 국세청 답은 "법인, 업무 흔적 있어야"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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