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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렌식은 '단순 복구' 아냐…'승소 논리' 설계의 출발점"

언론매체 동행미디어 시대
작성일

2026-02-04

조회수 3

"포렌식은 '단순 복구' 아냐…'승소 논리' 설계의 출발점"

[일문일답] 대륜 포렌식센터장 이서형 변호사
"단순 접속 사실 넘어 의도성 추적할 수 있어"

#. 마케팅 대행사를 운영하는 대표 A씨는 횡령 의혹을 받던 PM(프로젝트 매니저)의 배임 수법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한 로펌을 찾았다. A씨가 갖고 있던 자료는 전문적인 로그 분석 위주의 내용이라 해석이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로펌 포렌식 센터의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젝트 인건비에 대한 허위 보고 정황을 다수 확보한 그는 이를 증거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한 로펌이 자체 포렌식 역량을 활용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최근 기업 내부의 정보 유출이나 횡령 수법이 고도화되고 지능화되면서 단순 사설 업체를 넘어 법적 효력까지 고려하는 로펌 포렌식 센터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출범한 대륜 디지털포렌식센터(센터)는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개인 민·형사 사건부터 기업 내부 감사, 횡령·배임 등 특수 분야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음성을 텍스트로 자동 변환하는 STT(Speech-to-Text) 기술을 도입해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핵심 증거를 선별하고 입증하는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센터를 이끄는 이서형 변호사를 지난 3일 만나 로펌 포렌식의 차별점을 들어봤다. 의료바이오헬스케어 그룹장을 겸임하고 그는 변호사 자격 외에 약사와 변리사 면허를 보유한 융합형 전문가다. 그동안 기업 분쟁과 데이터 및 개인정보 관련 사건을 다수 수행해왔다.

다음은 이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일반적으로 포렌식은 사설 업체만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차별화되는 특징과 강점은 무엇인가.
▶사설 업체는 데이터의 단순 '복구'에 그치지만 대륜은 '승소 논리' 설계가 가능하다. 자체 포렌식센터가 중심이 되어 변호사와 협업하고 축적된 수 만 건의 데이터를 통해 수사 기관의 공격 포인트와 설득 지점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에서는 삭제된 파일을 찾는 것을 넘어 데이터의 생성부터 삭제까지 전 과정의 맥락을 분석해 법리적으로 재구성한다. 기술과 법률을 결합해 의뢰인에게 가장 유리한 사실관계를 입증하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최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수사가 확대되며 불안감이 크다. 이런 사건에서 포렌식 분석이 고의성 여부를 가르는 데 어떤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가.
▶수사기관은 종종 접속 기록만으로 혐의를 단정 짓지만 포렌식은 이를 반박하는 기술적 방어권의 핵심이 된다. 단순 접속 사실을 넘어 '누가, 왜, 어떻게 접속했는지'를 추적하는 것이다. 예컨대 팝업 광고를 통한 비자발적 접속이나 자동 전환(Redirect) 기록, 접속 후 즉시 종료한 패턴 등을 타임라인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수동적 유입'임을 입증해 수사기관이 주장하는 고의성을 탄핵하고 억울한 처벌을 막아낸다.

-기업 내 횡령, 기술 유출 등 내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다. 기업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포렌식 솔루션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까지 활용될 수 있는가.
▶기업 사건은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횡령이나 유출 범죄의 패턴을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 실제 마케팅 대행사 배임 사건에서 단순 업무 보고서로는 입증이 어려웠으나 PC 로그 분석을 통해 한 명이 여러 명분의 작업을 수행한 '유령 인력' 정황을 포착해 배임 수법을 증명했다. 반대로 기술 유출 사건에서는 대량 다운로드를 문제 삼은 상대측에 맞서 시스템 로그와 하드웨어 특성을 분석해 '전력 불안정으로 인한 기술적 오류'임을 입증, 청구 기각을 이끌어냈다.

-억울한 의뢰인의 누명을 벗기거나 재판의 흐름을 뒤바꿨던 사례가 있다면.
▶의사면허 취소 위기를 막아낸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 수사기관과 동일한 복제본으로 분석 환경을 구축해 절차적 정당성을 감시하는 동시에 혐의 데이터가 정상적인 진료 과정에서 생성된 것임을 소명했다. 의뢰인의 기기가 없는 상황에서도 자택 PC, 가족의 SNS, 위치 정보 등 흩어진 디지털 파편을 찾아 '디지털 타임라인'을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사건 당시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입증하여 기소 자체를 막고 면허를 지켜냈다.

-많은 의뢰인이 이미 핸드폰을 제출한 뒤 찾아온다. 수사 초기 골든타임부터 변호사와 포렌식 전문가가 함께 투입되는 것이 어떤 차이를 만드는가.
▶한 번 굳어진 수사 방향을 되돌리기는 매우 어렵다. 압수수색 단계부터 '기술적 쟁점'을 선점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 접속과 의도적 시청, 백업과 유출, 삭제와 최적화 프로그램 사용 등 수사기관이 오해할 수 있는 지점을 변호인이 먼저 기술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따라서 포렌식 센터 내 전문가들이 영장 범위를 벗어난 별건 자료 수집을 즉시 차단하고 의뢰인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초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 등 디지털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륜 디지털포렌식센터가 지향하는 목표와 의뢰인에게 약속하고 싶은 가치는.
▶기술은 국가 형벌권으로부터 개인을 지키는 가장 정교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대륜은 디지털 위협에 맞서는 최전선의 연구소이자 방패가 되고자 한다. 딥페이크 분석, AI 기반 음성 증거 선별 등 첨단 기술을 고도화해 형사, 기업 분쟁은 물론 상속, 이혼 등 모든 영역에서 의뢰인을 지원할 것이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 홀로 고립되지 않도록 '디지털 법률 방패'가 될 것을 약속한다.

황정원 기자 (garden@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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