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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형벌’ 수준 수백억 과징금 철퇴···정교해지는 담합규제 기업 대응 방안

법무법인 대륜 윤경원&장지운 변호사 인터뷰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규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공정거래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82건의 사건에 대한 과징금은 총 1조7502억 원으로, 종전 연간 최고 기록이었던 2017년 1조3308억 원을 반기 만에 넘어섰다. 이는 최근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율이 기존 0.53.0%에서 10.015.0%로, 3.010.5% 구간은 15.018.0%로 대폭 상향된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기업 현장에서는 조사 대응과 사전 준법관리 체계 구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 서울 주사무소에서 기업법무 및 공정거래 분야를 담당하는 윤경원·장지운 변호사를 만나 담합 리스크 대응 전략을 들었다. 오른쪽부터 법무법인 대륜 윤경원, 장지운 변호사 윤경원 변호사는 최근 공정위 조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 ‘고도화된 현장조사와 디지털 포렌식’을 꼽았다. 윤 변호사는 “과거 대기업 중심의 조직적 담합 적발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내 메신저나 이메일 속 가벼운 대화까지 포렌식으로 복원해 정황 증거로 삼을 만큼 감시망이 촘촘해졌다”며, “특히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현장조사에서 당황한 임직원들이 컴퓨터를 숨기거나 자료를 지우려는 시도는 명백한 조사 방해로 간주되어 수백억 원대 과징금에 더해 검찰 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사 영장에 기재된 대상과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무리한 자료 요구를 적법하게 차단하는 조사 첫날의 밀착 방어가 향후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어 수단은 이른바 ‘리니언시(leniency·자진신고자 감면제도)’다. 하지만 장지운 변호사는 리니언시를 향한 기업들의 흔한 오해를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기업들은 흔히 ‘경쟁사보다 먼저 자진 신고만 하면 과징금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경쟁사가 먼저 신고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불완전한 증거로 섣불리 리니언시를 신청했다가, 오히려 자사의 혐의만 굳히고 감면 혜택은 받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장지운 변호사는 “당국이 확보한 증거 수준과 경쟁사의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게다가 최근에는 감면 혜택을 받거나 제재 이력이 있는 기업이 재차 담합할 경우 감면이 제한되는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나고 감면 폭도 절반으로 줄어드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되고 있어, ‘일단 신고부터 하고 보자’는 안일한 접근은 앞으로 더 큰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더욱 살펴볼 것은 공정위 처분 이후 뒤따르는 ‘연쇄 리스크’다. 윤경원 변호사는 “과징금 납부로 모든 사태가 종결됐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며, “담합 사실이 확정될 경우 국가나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공사업에서 최장 2년까지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받아 기업의 핵심 판로가 하루아침에 막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무적으로는 처분 직후 공공 발주처가 계약서상의 ‘손해배상 예정액’ 조항을 근거로 과징금과 별도의 막대한 배상금을 기계적으로 청구해 오며 2차 유동성 위기가 닥친다”며,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과징금을 납부한 뒤,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주주들이 ‘담합 지시·방조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해 오너 개인의 자산까지 가압류당하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파장이 큰 만큼 장 변호사는 담합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사후 수습이 아닌 사전 예방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직원들이 관행적으로 주고받는 정보 교환이나 가벼운 식사 자리조차 부당한 공동행위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기업 경영진은 선제적으로 내부 준법감시 체계를 고도화하고,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사내에 똬리를 튼 위험 요소를 조기에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두 변호사는 공정위 조사의 특수성을 짚으며 초기 대응의 무게감을 거듭 강조했다. 장 변호사는 “담합 사건은 과징금 규모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거래 관계, 경영진 책임 문제까지 연결되는 복합적인 리스크”라며, “기업은 문제가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평소 경쟁법 준수 문화를 구축하고, 조사 상황에 대비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변호사 역시 “공정위 조사는 경제 분석과 법률 판단이 동시에 이뤄지는 전문 영역”이라며, “현장조사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법률 검토와 전략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불필요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리더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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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보더 법무] 스타트업 미국 진출의 진짜 첫 관문, '비자'

미국 델라웨어주 등에 C-Corp(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이른바 플립(Flip)이 K-스타트업 미국 진출의 공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실리콘밸리 진출과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투자 유치를 노린 전략이다. 미국의 법인 설립 절차는 한국과 달리 최소 자본금 요건이 까다롭지 않고 현지 대행사를 통한 온라인 서류 접수만으로도 진행이 가능할 만큼 간소화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미국 법인 설립을 마무리한 기업의 창업자와 핵심 개발진이 현지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펼치려 비자를 신청하는 순간 거대한 벽에 부딪히게 된다. 많은 기업이 비자 문제를 출장용 통행증 발급이나 인사 부서의 실무적인 서류 작업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 이민국의 심사관들에게 물리적 사무실도 뚜렷한 현지 매출도 없는 스타트업의 초기 미국 법인은 그저 페이퍼 컴퍼니로 비칠 뿐이다. 법인이라는 뼈대를 세웠다면, 그다음은 누가 합법적으로 머물며 사업을 굴릴 것인가의 문제다. 비자 전략이야말로 미국 진출의 실질적인 첫 관문이자 경영 전략의 핵심이다. 주재원 비자의 함정: 물리적 사무실·비즈니스 실체의 증명 스타트업이 미국 진출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옵션은 한국 본사의 임원이나 핵심 인력을 미국 법인으로 파견하는 주재원 비자(L-1)다. 신규 설립된 미국 법인의 경우 사업 초기임을 감안해 1년짜리 L-1 비자를 비교적 수월하게 내주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전반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이민국의 심사도 극도로 깐깐해졌다. 가장 흔하게 걸려 넘어지는 맹점은 사무실 확보다. 초기 비용을 아끼기 위해 공유오피스(WeWork 등)의 비상주 주소지(Virtual Office)를 계약하거나 대표의 자택을 주소지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민국은 가차 없이 추가 서류 요청(RFE, Request for Evidence)을 띄우거나 아예 비자를 거절한다. 파견될 인력이 실제로 근무하며 사업을 영위할 독립적인 물리적 공간이 증명되지 않으면 비즈니스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1년짜리 L-1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하더라도, 1년 뒤 비자를 연장(Extension)하는 심사가 진짜 고비다. 이때 USCIS는 미국 법인이 한국 본사를 대신할 만큼 충분한 조직 규모를 갖췄는지, 비자를 받은 임원이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만큼 현지 직원을 고용했는지를 엄격히 따진다. 이 요건을 맞추지 못해 1년 만에 눈물을 머금고 짐을 싸서 귀국하는 창업자들이 부지기수다. 투자 비자의 딜레마: 투자 유치에 따른 지분 희석 리스크 L-1의 대안으로 꼽히는 것이 소액투자 비자(E-2)다. 회사의 자본금을 미국 법인에 투자해 사업을 영위하려는 투자자나 핵심 직원에게 발급된다. E-2 비자의 핵심 요건 중 하나는 국적 요건이다. 즉 미국 법인의 지분 50% 이상을 한국 국적자(혹은 한국 법인)가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상 E-2 비자는 모순에 빠지기 쉽다. 현지 VC나 엔젤 투자자로부터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지상 과제이기 때문이다. 성공적으로 시리즈 A, B 투자를 유치하며 미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 필연적으로 창업자와 한국 본사의 지분은 50% 밑으로 희석된다. 현지 사업이 가장 궤도에 오른 성공적인 순간 역설적으로 국적 요건을 상실해 E-2 비자가 취소될 수 있다. 당장 내일 출근해야 할 핵심 인력들이 하루아침에 불법 체류자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는 것이다. 또 이민국이 요구하는 상당한 투자금(Substantial Investment)은 절대적인 금액 기준이 없지만, 실무적으로는 업종에 따라 8만~20만 달러 안팎이 기준으로 언급된다. 다만 이는 단순히 미국 은행 계좌에 돈을 송금해 두는 것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사무실 임대, 장비 구매, 마케팅 등 사업 운영을 위해 이미 지출돼 위험에 노출된 자본(At-risk)이어야만 투자로 인정받는다. 특기자 비자와 전문직 비자: 개인의 역량에 기대는 도박 법인의 요건이 까다롭다 보니 일부 기업에서는 창업자 개인의 뛰어난 역량을 증명해 특기자 비자(O-1)를 우회로로 선택하기도 한다. 유명 언론 보도, 투자 유치 기사, 특허 등이 있다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창업자 1인은 해결될지 몰라도 그와 함께 실무를 뛸 핵심 개발자나 마케터까지 O-1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추첨을 거쳐야 하는 전문직 비자(H-1B)는 매년 3월 단 한 번의 기회만 있으며 당첨 확률도 비교적 낮아 기업의 중장기 계획을 맡기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비자 전략은 후행 업무가 아닌 선행 조건 법인을 덜컥 설립하고, 사무실 임대차 계약을 맺고, 심지어 초기 투자까지 받은 뒤에야 직원들의 비자를 고민한다면 이미 늦은 것이다. 지분 구조를 설계할 때부터, 미국 법인에 송금할 자본금의 규모를 정할 때부터 우리 기업이 선택할 비자의 종류를 미리 정해야 한다. 이민법은 서류를 잘 작성하는 기술의 영역이 아니다. 미국 법인의 비즈니스 계획, 한국 본사의 재무 상태, 투자 유치 로드맵, 핵심 인력의 파견 시나리오가 비자 요건이라는 퍼즐에 완벽하게 들어맞도록 정교하게 기획하는 기업 법무의 핵심 영역이다.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원한다면 투자 유치 전략만큼이나 치열하게 비자 적법성 관리(Visa Compliance)를 준비해야 한다. 법인 등기부등본은 사업의 시작을 보장해 주지 않지만 적합한 비자는 그 비즈니스를 현실로 만들어주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블로터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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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탈취 증거 강제공개’ 법 나왔지만…기업분쟁 만능키 아니라는데

올해 초 국내 최초로 ‘한국형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가 입법화됐지만, 적용 범위가 기술 자료 유용 분쟁에 국한되면서 증거 접근이 가로막힌 다수 소송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관련 추가 입법이 예상되면서, 대형 로펌들은 디지털 포렌식 등 핵심 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2028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위한 후속 입법이다.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상대방 사무실·공장 등에 출입해 자료를 열람·복사하는 ‘전문가 사실조사’, 자료 훼손을 막는 ‘자료보전명령’, 법정 외 신문을 증거로 삼는 ‘당사자 신문’ 등이 주된 내용이다. 조사를 거부·방해하면 법인에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동안 기술 탈취 관련 법적 분쟁에서 피해 업체는 고질적인 정보 불균형으로 피해 입증에 절대적 불리함을 겪어 왔다. 이에 이번 제도가 도입됐지만, 적용 범위는 기술 분쟁에 한정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증거가 상대방 내부에 집중되는 구조는 기술 분쟁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적법한 수집 수단이 없는 상태가 길어질수록 수요는 흥신소 같은 음성 시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향후 제도 확장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미 대형 로펌들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허법과 실용신안법, 부정경쟁방지법, 하도급법, 민사소송법에도 한국형 디스커버리 도입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어 순차 도입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로펌의 핵심 역량으로 디지털 포렌식이 꼽힌다. 조사 대상이 전자문서·서버·통신기록으로 확대될 경우, 자료를 수집·분석·보전하는 기술력이 소송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2월 디지털 포렌식 솔루션 ‘액시엄’의 최상위 버전 ‘사이버(Cyber)’를 도입해 원격 데이터 수집과 악성코드 탐지 기능까지 갖췄다. 법무법인 대륜은 쿠팡의 미국 소송에서 현지 협력 로펌 SJKP와 함께 디스커버리 절차에 대응한 경험을 국내 제도 대비에 활용하고 있다. 대륜은 산하 증거조사센터와 포렌식센터를 연계해 전자정보 분석과 증거 확보까지 지원하면서 글로벌 원스톱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디스커버리·포렌식 센터를 축으로 기술적 대응 체계를 정비했고, 법무법인 태평양도 지식재산(IP) 분야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법무법인 지평도 디지털포렌식센터를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 화우는 이디스커버리(eDiscovery) 솔루션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법무법인 광장도 증거 자동분석 AI 구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증거 개시가 열리면 분쟁의 승패가 법정이 아니라 자료 확보 단계에서 갈리게 된다”며 “제도 적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적법한 증거 수집 역량을 갖췄는지가 로펌의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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