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음주 범칙금 냈다면 면허 즉시 응시 가능"...행심위, '입법 미비' 지적
2026-05-08

“자동차 음주운전은 예외규정 있는데 킥보드만 없는 건 명백한 부당”
술에 취한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다 적발돼 범칙금을 낸 사람에게 운전면허 재취득을 1년간 제한한 처분은 지나치다는 행정심판 판단이 나왔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음주 상태에서 개인형 이동장치인 전동킥보드를 운행하다 적발된 A씨에 대해 범칙금 10만원과 면허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A씨는 다시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시험 접수를 시도했지만, 공단은 결격기간 1년이 지나지 않았다며 접수를 받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도로교통법상 ‘벌금 미만의 형’이 확정된 경우 결격기간 중에도 면허 취득이 가능하다는 예외 조항이 있는 만큼, 범칙금 역시 같은 취지로 봐야 한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 측은 범칙금이 형법상 형벌에 해당하지 않아 예외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범칙금을 냈더라도 결격기간 제한은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행심위는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위원회는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음주운전에 비해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을 벌금이나 구류, 범칙금 등으로 납부하게 한 것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다고 보아 경미한 처벌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더욱 위험한 자동차나 오토바이 음주운전은 결격기간을 면제해주는 예외규정이 있으면서 킥보드에 관련 규정이 없는 것은 명백한 입법 미비”라고 밝혔다.
이어 “범칙금 요건을 갖춰 납부한 사람은 당장 면허를 딸 수 없고, 반대로 요건을 갖추지 못해 형사처벌을 받거나 범칙금 납부를 거부하고 즉결심판을 받은 사람은 오히려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면, 이는 제도의 취지에 완전히 어긋난다”며 “범칙금을 낸 사람만 불이익을 당하는 모순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를 대리한 변관훈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범칙금 제도는 본래 경미한 위반 행위를 간소하게 종결시키고 비범죄화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데, 만약 납부자만 구제 규정에서 배제된다면 면허를 따기 위해 즉결심판을 청구하고 형벌을 유도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벌어진다”며 “불필요한 사법 낭비를 줄이려는 범칙금 제도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해 처분 취소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 특별시·광역시·도 및 중앙행정기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하여 제기되는 심판 청구사건을 심리·의결하기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 국민권익위원회 소속의 행정심판 전문기관이다.
한편 음주 전동킥보드 사고는 매년 생기고 있다. 2024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교차로에서 술을 마신 채 전동킥보드를 몰다가 신호를 위반해 SUV 차량과 충돌한 B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고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08% 이상으로 조사됐다.
또 2025년 8월31일 오후 8시께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의 한 지하차도 인근 도로에서 직진하던 차량과 음주 상태로 횡단보도를 전동킥보드로 주행하던 20대 남성 C씨가 충돌했다. 사고 직후 C씨는 현장에서 도주했고, 경찰이 그를 주거지에서 붙잡았다.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다희 기자 happines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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