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정보유출 사태 반년… 美 집단소송 첫 재판에 7800여 명 동참
2026-05-26

美 연방법원 6월 첫 심리
73억원 규모 집단 소송
“韓 소비자도 동등한 보상”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난 가운데 미국에서 500만달러(약 73억원) 규모의 집단소송이 다음 달 최초 기일(Initial Conference)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법정 공방에 돌입한다. 수천 명의 국내외 피해자가 소송에 참여해 플랫폼 대기업을 상대로 한 소비자의 권리 찾기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26일 법무법인 대륜에 따르면 대륜의 미국 협력 로펌 SJKP.LLP가 원고 측을 대리해 쿠팡Inc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상대로 진행 중인 집단소송의 최초 사건관리기일이 다음 달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다. 앞서 SJKP는 지난 2월 현지 법원에 집단소송 소장을 접수했으며, 현재까지 7800여 명의 국내외 피해자가 소송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최초 기일에서 양측은 ‘공동 증거개시 계획서(Proposed Discovery Plan)’를 제출하고, 사건의 주요 쟁점과 향후 조사 범위를 확정하게 된다. 특히 미국 소송 특유의 강력한 강제 정보 공개 절차인 증거개시가 본격화하면 쿠팡의 내부 보안 관리 체계와 사고 대응 경위 등이 핵심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고를 대리하는 SJKP 측은 김범석 의장의 관리·감독 책임을 주장하며, 쿠팡Inc의 과실 및 묵시적 계약 위반, 부당이득, 뉴욕주 소비자보호법 위반 등을 주요 청구 원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집단소송은 미국 시민권자가 대표 원고로 나서 소송을 견인하고 있으며, 7800여 명의 한국 거주 이용자들은 별도의 하위집단(Subclass)으로 분류돼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소송을 이끌고 있는 손동후 대륜 외국 변호사는 “향후 미국 재판부의 ‘집단 인증(Class Certification)’ 절차를 거치게 되면 대표 원고들의 피해 사실이 다수에게 공통으로 인정될 것”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소송의 효력 범위에 포함되는 전체 피해자 수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지난 1월 쿠팡의 미국 투자사(그린옥스·알티미터)들이 한국 정부의 진상조사로 인한 손실을 주장하며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의 90일 냉각기간이 최근 종료되는 등 쿠팡 사태를 둘러싼 국내외 법적·규제적 쟁점이 복잡하게 맞물리는 양상이다.
약 3000만명 규모의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거론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실질적인 피해 회복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권리 행사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국일 대륜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이 소송 진행 사실이나 권리구제 절차 자체를 몰라 참여 기회를 놓치는 것은 그 자체로 또 다른 권익 침해”라며 “하위집단(Subclass)으로 참여하더라도 미국 판례상 법원의 공정한 심사를 통해 집단 인증이 허가되고 합의 또는 판결이 이루어질 경우 법원이 승인한 기준에 따라 권리구제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절차와 권리 범위를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소송은 단순한 사후 배상을 넘어, 미국 법원의 엄격한 절차를 통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강력한 보안 예방 체계를 구축하도록 끌어내는 공익적 성격이 짙다”며 “더 많은 국내 피해자가 소송에 동참해 스스로 정당한 권리를 되찾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진룡 기자(kim.jinryo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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