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경장 사건’ 국가배상 가능성은…법조계선 ‘이춘재 사건’ 꺼냈다 왜
2026-08-27

제주에서 실종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장모씨의 유족은 국가배상청구를 고심 중이다. 소송 진행시 부모 경장의 직무유기 등 부실 대응과 장씨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점 불명…‘부 경장 위법-장씨 사망’ 관계 초점
김민호 법무법인 LKB평산 변호사는 26일 중앙일보에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 피해자 또는 청구권자 손해발생, 위법행위와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등 3가지가 인정돼야 한다”며 “담당 경찰관이었던 부모 경장의 사건 허위종결 등이 직무유기(위법행위)가 되는지 따져보는 것이 첫 단추”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국가배상 소송을 대리 중이다.
현재 구속된 부 경장이 받는 혐의는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이다. 부 경장은 5월15일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약 2시간30분 만에 신고를 종결했다. 이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이라고 허위로 기재해 장씨 관련 자료를 삭제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현장 수색도 종료됐다.
다음 관건은 부 경장의 부실대응이라는 위법 행위와 장씨 사망이라는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다. 장씨의 실종 시점은 5월12일 저녁 10시15분 쯤이지만, 실종신고는 사흘 뒤인 5월15일 오후 6시43분 접수됐다. 김국일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경찰이 장씨의 자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상태에서, 실종 신고 전 이미 장씨가 사망했다면 손해배상 청구금액이 전적으로 인정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사망 인과 떠나 유족 피해 분명”
그러나 유족의 알권리·시신수습·추모 기회가 박탈된 것도 손해로 볼 수 있는 만큼 관련 위자료는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정성원 법무법인 DH 변호사는 “인과관계를 떠나 경찰이 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아 유족이 최소한의 진실을 알 기회를 잃는 등 손해 발생은 명백해 보인다”며 “위자료가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유사 사례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하나인 ‘화성 초등학생 실종 사건’을 들었다. 1989년 12월 화성경찰서 수사팀은 그해 7월 실종된 김현정양의 시신 일부를 확인하고도 이를 땅에 다시 묻어 은닉했고, 1990년 8월 사건을 단순 가출로 종결했다.
수원지법은 2022년 11월 “경찰의 위법행위로 유족이 오랜 기간 딸을 애도·추모할 권리와 사망 원인에 관해 알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국가가 유족에게 2억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경찰의 부실 대응이 김양의 사망을 초래했다고 보진 않았지만 수사기관의 은폐·조작으로 유족이 장기간 진실을 알지 못한 데 따른 정신적 손해를 인정했다.
부 경장의 허위종결로 신고 51일 만에 시신이 발견된 60대 남성 A씨의 유가족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수 차례 경찰서를 찾았는데도 ‘무사하지만 가족에게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찾아보라’는 말만 했다”는 게 유가족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배상 절차를 따르다보면 유족의 고통이 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민호 변호사는 “유족의 고소 없이 경찰 인지수사만 진행된다면 인과관계 관련 핵심 증거를 국가가 모두 보유·관리하게 된다”며 “이 경우 입증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고소 등 법적 권한을 적극 행사하고 피해자 입증 책임을 완화하거나 국가 입증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기사전문보기]
‘부 경장 사건’ 국가배상 가능성은…법조계선 ‘이춘재 사건’ 꺼냈다 왜 (바로가기)
방문상담예약접수
법률고민이 있다면 가까운 사무소에서 전문변호사와 상담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