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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보더 법무] 지분 인수가 끝 아냐…성공적인 M&A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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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6-10-01

조회수 1

[크로스보더 법무] 지분 인수가 끝 아냐…성공적인 M&A 전략은

김미아·안준용 외국변호사와 명재호 관세전문위원(법무법인 대륜)이 크로스보더 법무 소식을 전합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방식이 지사 설립에서 벗어나 현지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크로스보더 인수합병(M&A)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바이오·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확보하기 위해 미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유망 기업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사례가 흔해졌다.

업무협약(MOU) 체결부터 주식매매계약서(SPA) 서명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인다. 하지만 큰 위기는 거래가 종결된 이후부터 발생한다. 서로 다른 법 체계와 비즈니스 문화를 가진 기업 간의 결합은 사소한 오해조차 수백억원대 국제 중재나 소송전으로 비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국제 분쟁을 피하기 위해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계약서 검토 등 이면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리스크를 정리해본다.

진술 및 보장의 무거움: 한국식 관행은 통하지 않는다

크로스보더 M&A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은 계약서상의 진술 및 보장(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 조항이다. 이는 매도인이 대상 기업의 재무 상태, 세무, 지식재산권, 소송 등 핵심 정보가 100% 진실함을 매수인에게 법적으로 약속하는 조항이다.

한국 기업들은 국내에서 계약을 체결하던 관행대로 이를 형식적인 문구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영미법계 국가에서 진술 및 보장은 문자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된다. 인수를 마친 뒤 대상 기업이 타사와 얽혀 있던 특허 침해 소송이 드러나거나 과거의 미납 세금이 발견될 경우 매수인은 매도인을 상대로 상당한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된다. 반대로 우리 기업이 지분을 매각하는 입장이라면 사소한 흠결을 계약서의 공개 목록에 정확히 기재하지 않았다가 매각 대금의 상당 부분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규제 당국의 개입: CFIUS와 FIRPTA 리스크

당사자 간의 합의가 완벽하더라도 현지 규제 당국의 개입을 간과하면 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특히 미국 기업에 투자할 때 가장 요주의 대상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AI·데이터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기술을 보유한 자국 기업에 외국 자본이 유입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지분율과 무관하게 단순 재무적 투자라 할지라도 이사회 관찰권이나 주요 정보 접근권이 있는 경우에는 CFIUS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강제 매각 명령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모든 거래가 신고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며 핵심기술 관련 사업이나 외국 정부 지분이 상당한 경우 등 일정 요건에서 신고가 의무화된다.

또 데이터센터, 물류창고 등 자산의 상당 부분이 미국 내 부동산으로 구성된 기업의 지분을 거래할 때는 외국인부동산투자세법(FIRPTA)의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간단한 지분 거래인 줄 알고 세금 공제 없이 대금을 지급했다가 향후 미국 국세청(IRS)으로부터 거래 대금의 15%에 달하는 원천징수 세금을 매수인이 대신 부담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소송전의 리스크: 증거개시제도와 국제중재의 활용

만약 분쟁이 현실화돼 미국 법원 등에서 민사 소송이 시작된다면 한국 기업은 증거개시제도(Discovery)라는 까다로운 절차를 마주하게 된다. 영미권 소송에서는 재판 전 양측이 보유한 모든 증거를 의무적으로 교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내 이메일과 메신저 기록, 심지어 삭제된 하드디스크의 포렌식 데이터까지 전부 상대방에게 제출해야 한다. 막대한 비용은 물론이고 회사의 영업비밀이 노출되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초기 계약 단계부터 분쟁 해결 조항(Dispute Resolution)을 영리하게 설정해야 한다. 관할 법원을 현지 법원으로 지정하기보다는 국제중재(International Arbitration)를 선택하는 편이 기업 입장에서 훨씬 안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불복 절차도 제한적이어서 신속하게 결론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사점: 법률 실사는 체크리스트가 아닌 가격 협상의 무기

크로스보더 M&A는 해외의 유망한 법인을 인수하는 것과 동시에 그 기업이 과거부터 쌓아온 숨겨진 리스크까지 통째로 떠안는 행위다.

따라서 경영진은 법률 실사(DD)를 딜 클로징을 위한 통과의례나 단순한 서류 체크리스트로 여겨서는 안 된다. 실사를 통해 발견된 법적 리스크는 계약서의 진술 및 보장 조항을 정교하게 다듬는 근거가 되며 궁극적으로는 인수가액을 깎거나 거래 대금의 일부를 에스크로(Escrow) 계좌에 묶어두는 등 가격 협상의 강력한 무기로 활용돼야 한다. 완벽한 계약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분쟁의 불씨를 미리 예측하고 안전장치를 겹겹이 구축해 둔 계약서만이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을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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