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2026년부터 본격 과금에 들어가며 최근 개정된 논의는 세탁기·자동차부품 등 철강·알루미늄 함유 하류제품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는 2025년 12월 CBAM 운영규칙 패키지와 함께, 철강·알루미늄을 대량 사용한 일부 하류제품(세탁기, 자동차 부품, 냉장고, 건조기, 철강 연선 등 약 180종)을 추가 편입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해당 적용은 2028년 1월 1일로 명시되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원재료(슬래브·코일 등)에만 CBAM을 부과하면 오히려 역내 제조업이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해 생산기지를 역외로 이전하거나 역외 완제품으로 대체되는 ‘규제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입니다.
하류 제품이 확대 적용됨에 따라 공급망 상위 단계의 제조 및 유통 기업이 대거 편입되며 신규로 7,500개의 수입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미국에서 바라본 CBAM 쟁점
일부 유럽 산업계는 여전히 역내 산업 전반의 경쟁력 보호와 글로벌 탄소감축에 비해 적용 범위 및 속도가 미흡하다고 보는 반면, 특히 에너지 집약 업종·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비용 증가, 역외 보복조치, 교역 갈등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공식적으로 CBAM과 유사한 연방 차원의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을 도입하지 않았으나 EU CBAM에 대해 WTO 차원의 규범 적합성, 특히 역내 ETS 무료할당과의 형평성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해 왔습니다.
미국은 CBAM이 자국 수출에 대한 사실상의 관세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개도국·동맹국과의 기후협력보다 무역마찰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자체적인 탄소가격·국경조정 논의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수출기업의 잠재 리스크와 정부 차원 대응
한국 기업 입장에서 CBAM은 표면적인 철강·알루미늄 1차 제품의 문제를 넘어, 자동차, 가전, 기계, 전자부품 등 ‘철강·알루미늄을 많이 쓰는 모든 제조업’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세탁기, 냉장고, 자동차 부품 등은 이미 EU로의 수출 비중이 높고 글로벌 OEM 공급망에 깊숙이 편입된 품목이기 때문에 원재료 단계의 탄소비용이 완제품 가격·마진 구조에 직접적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상할 수 있는 주요 리스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U와의 협의를 통해 2026년분 인증서 구매를 2027년 2월로 순연했으며, 인증서 요건을 완화했습니다.
정부는 EU와의 협의를 통해 이 순연 정책을 국내 업계에 즉시 반영, 12월 17일 업계 간담회에서 인증서 요건 완화(보유 비율 80%→50%, 재매각 제한 폐지)와 중소수입업체 면제(연간 50톤 이하)를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컨설팅 및 검증 비용 지원, 디지털 MRV 시스템 구축 등 CBAM 대응 패키지를 확대 운영하며, 실무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기업의 보고 의무 준수를 돕고 있습니다.
CBAM, 복합적 법률이슈 관점으로 점검 필요
CBAM은 규제컴플라이언스와 국제거래, ESG, 공정거래, 심지어 분쟁·중재까지 포괄하는 복합 법률이슈입니다.
따라서 수출기업은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의 점검이 필요합니다.
1. 규정 분석 및 시뮬레이션
CBAM 기본규정(Regulation(EU) 2023/956), 집행규칙, 각국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주요 수출 품목별 예상 탄소비용·마진 변동을 시뮬레이션하고, 가격조정 메커니즘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2. 공급망 계약 재구성
원재료 공급계약, OEM·ODM 계약, 장기 공급계약 등에서 탄소데이터 제공, 검증 협력, 비용 분담, 규제변동 조항을 정교하게 설계해두셔야 합니다.
이는 향후 규제 변경·세율 상승, 적용범위 확대시의 법적 분쟁을 예방하는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3. 분쟁·규제 리스크 대비
탄소배출 축소신고, 검증 오류, 보고 지연 등으로 인해 CBAM 추가 부과나 벌금, 수입 제한 등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내부 조사·대응 프로토콜과 더불어 EU 내 행정소송, WTO 제소, 투자자·주주와의 분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리스크 맵을 구축해두어야 합니다.
4. 글로벌 규제 동조화 모니터링
EU CBAM은 사실상 ‘탄소국경조정의 글로벌 표준’으로 작용하면서,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에서도 유사 제도 도입 논의를 촉발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은 EU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복수국가의 탄소국경조정이 중첩될 수 있는 국제적 패러다임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짜야 합니다.
CBAM은 더 이상 특정 업종의 개별 이슈가 아니라, 수출지향 제조업 전반의 사업모델을 재정의하는 규제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논의 흐름을 추적하면서, 규제 리스크를 능동적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두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