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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시행 앞둔 시간 단위 연차, 기업이 점검해야 할 법적 쟁점

언론매체 로리더
작성일

2026-07-03

조회수 9

2027년 시행 앞둔 시간 단위 연차, 기업이 점검해야 할 법적 쟁점

법무법인 대륜 정영민 변호사

2026년 5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2027년 6월 10일부터 연차유급휴가를 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기존에는 연차휴가를 일(日) 단위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었고, 반차나 반반차 등 일부 분할 사용은 사업장별 취업규칙이나 노사 합의를 통해 운영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근로기준법 제60조에 제5항을 신설해 근로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간 단위와 일수 범위에서 연차를 분할 청구하면 사용자가 이를 부여하도록 의무화한 것이 핵심이다. 병원 진료, 자녀 등하원, 관공서 방문 등 짧은 시간의 휴가 수요를 제도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다만 사용 단위와 범위는 시행령에서 정해질 예정으로, 무제한 분할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사업장마다 달랐던 시간 단위 연차 운영이 법적 기준 아래 통일되는 의미가 있다.

기업은 제도 시행 자체보다 실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법적 쟁점을 준비해야 한다. 개정 이후에도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은 유지되지만, 종전 제60조 제5항의 시기변경권 규정은 제6항 단서로 이동했다.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부여하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시기를 변경할 수 있지만, 이는 휴가 자체를 거부하는 권한이 아니다. 특히 시간 단위 연차는 하루 연차보다 업무 공백이 상대적으로 작아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입증하기가 더욱 어려울 수 있다. 향후에는 시기변경권 행사 요건을 둘러싼 분쟁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기업은 취업규칙도 함께 정비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93조 제1호는 휴가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 필수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간 단위 연차의 최소 사용 단위, 신청 절차, 승인 기준, 잔여 연차 산정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으면 승인 기준이나 연차 차감 방식을 둘러싼 해석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재택근무나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는 사업장은 실제 근로시간과 시간 단위 연차의 경계를 보다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구체적인 운영 기준은 시행령에 위임된 만큼 대통령령과 고용노동부 지침이 확정된 이후 이를 반영하는 단계적 정비가 바람직하다.

시행령에서는 최소 사용 시간 단위나 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연차 일수를 일정 범위로 제한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는 아직 확정된 내용이 아니므로 최종 기준은 시행령 공포 이후 확인해야 한다.

이번 개정과 함께 주목해야 할 제도가 있다. 개정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 단서는 2026년 12월 10일부터 근로시간이 정확히 4시간인 경우 근로자가 휴게시간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요청하면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휴게시간을 생략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근로자의 명시적 요청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실무에서는 사용자가 이러한 요청을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지 해석상 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분쟁 예방을 위해 '휴게시간 미부여 요청서' 등 서면을 확보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태관리와 임금 정산 체계의 정비도 필요하다. 시간 단위 연차가 확대되면 연차 차감 방식과 잔여 연차 계산이 복잡해지고, 시간 단위 누적에 따른 소수점 처리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임금이나 미사용 연차수당 산정을 둘러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산 시스템과 HR 솔루션을 활용한 근태 관리 체계의 고도화가 사실상 필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개정에서는 연차 사용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 금지 규정도 신설됐다. 개정 근로기준법 제60조 제9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차 청구 또는 사용을 이유로 해고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하면 개정 제114조 제1호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한 시간 단위 연차 부여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도 기존 연차휴가 부여 의무 위반과 마찬가지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개정은 단순한 휴가 제도 변경이 아니라 근로시간 관리 체계가 '일' 중심에서 '시간'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 취업규칙 개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2026년에는 휴게시간 운영 절차를, 2027년 시행 전까지는 시간 단위 연차 규정과 전산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단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노동관계법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시기변경권 행사 기준과 인사평가 원칙을 미리 정립해 제도 시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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