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멈춰선 크레인·눈덩이 PF이자···공사비 분쟁, 조합의 법적 대응 전략은?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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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대륜 김형진·신혜진 변호사
- 자료요구권 명시부터 공사방해금지 가처분까지···조합이 갖춰야 할 법적 대응 체계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시공사와 정비사업 조합 간의 공사비 증액 분쟁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유치권 행사와 같은 물리적 충돌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금융비용 부담 구조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증가하는 등 분쟁 양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증액 요구에 반발한 조합이 시공사 교체를 시도하다가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려 사업 진행이 지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분쟁 구조를 '사업 일정에 쫓기는 조합과 공정 진행 상황을 활용할 수 있는 시공사 간의 협상력 불균형'으로 진단한다. 법무법인 대륜 김형진 변호사는 "일부 현장에서는 공정률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 특히 준공을 앞둔 시점에 대규모 증액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며, "증액 협의가 지연되는 과정에서 공사가 중단되거나 공사대금 청구 소송이 제기되어 사업 일정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사업 지연으로 인해 PF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어,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약 구조상의 정보 비대칭 문제도 분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신혜진 변호사는 "정비사업의 공사도급계약은 세부 내역 없이 총액으로 계약금액을 정하는 방식이 많아, 시공사가 요구하는 증액분이 실제 자재비·인건비 상승에 따른 것인지 여부를 비전문가인 조합이 독자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도시정비법이 공사비 검증 제도(제29조의2)를 도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시정비법 제29조의2는 공사비의 증액 비율이 일정 기준(사업시행계획인가 이전 시공자 선정의 경우 100분의 10, 이후 선정의 경우 100분의 5) 이상이거나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요청하는 경우 사업시행자가 한국부동산원 등 정비사업 지원기구에 공사비 검증을 의무적으로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이 제도의 한계도 지적된다. 신혜진 변호사는 "공사비 검증 결과가 시공사의 요구액이 과도하다는 결론을 내리더라도 이를 강제할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검증 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될 경우 그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분쟁 예방의 핵심은 최초 계약 단계에서의 법적 방어 체계 구축에 있다고 강조한다. 우선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방식을 계약서에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중 어느 지표를 적용할지, 그 상한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해 계약 체결 시 명확히 합의해 두어야 한다. 김 변호사는 "시공사가 증액을 요구할 경우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원가 상승 증빙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자료요구권을 계약서에 명문화해야 한다"며, "자료 제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증액 협의 절차를 보류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 두는 것이 협상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착공 이후 단계에서는 공사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계약 조항을 사전에 마련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대륜 신혜진 변호사는 "공사비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하더라도 일방적인 공사 중단이나 준공 후 입주 방해를 금지하는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반하여 공사가 중단될 경우 발생하는 PF 금융비용 및 지체상금 상당의 손해를 시공사가 배상하도록 하는 조항을 두면 분쟁 발생 시 법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손해배상 조항이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려면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평소에 체계적으로 관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협의가 결렬되고 분쟁이 본격화될 경우를 대비한 법적 대응 방안도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시공사 교체는 도시정비법에 따른 총회 의결 등 엄격한 절차를 요하고, 교체 과정에서 시공사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사업 지연이 장기화될 수 있으므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공사가 부당하게 중단되거나 방해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향후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증거보전 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김형진 변호사는 "필요한 경우 총회를 통해 시공사 계약 해지 및 교체 안건을 상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다만 이 경우 계약 해지의 법적 요건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손해배상 리스크에 대한 법적 검토를 선행해야 협상에서도 실질적인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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