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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교통사고라도…법원 “사고 직접 원인 아니면 건보 환수 못 해”

언론매체 스포츠서울
작성일

2026-09-21

조회수 0

무면허 교통사고라도…법원 “사고 직접 원인 아니면 건보 환수 못 해”

교통사고 후 건보료 2,300만 원 환수 통보…“조작 미숙 등 일반 과실” 반박
재판부 “중대한 과실 아냐…면허 미소지와 사고 간 직접적 인과관계도 없어”

무면허 교통사고라도 면허 미소지 자체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치료비를 환수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지난달 20일 외국 국적의 60대 남성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포항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몰던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로 골절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공단 측은 A씨에게 약 2,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이후 공단 측은 해당 금액의 반환을 통보했다. 당시 A씨는 무면허 상태였는데, 이는 국민건강보험법상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기지급된 급여를 부당이득으로 보아 환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불복한 A씨는 환수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옆 차선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차량을 피하려다 급히 방향을 틀면서 발생한 사고이므로 건강보험 급여 제한 사유인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랜 기간 오토바이를 운전해 와 실질적인 운행 능력이 있었으나 단지 한국에서만 면허를 발급받지 못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건강보험급여 제한 사유인 중대한 과실이란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한다”며 “이번 사고는 원고가 전방주시의무를 태만히 했거나 다른 차량이 근접한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기기 조작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것일 뿐 일반적인 안전운전 주의의무 위반을 넘어 중과실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원고가 운전면허를 취득하지는 않았으나 오토바이를 조작하고 운행할 실질적인 경험과 기초적인 능력은 갖추고 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원고가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것과 이번 교통사고 발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발견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를 대리한 법무법인(로펌) 대륜 권민경 변호사는 “대법원은 건강보험급여 제한 사유인 중대한 과실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 고의나 중과실에 의한 범죄행위가 사고의 전적이거나 주된 원인이 된 경우에만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라며 “이번 사고 역시 면허 미소지와 사고 발생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으며 일반적인 주의의무 위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부당한 환수 처분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whyjay@sportsseoul.com

신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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