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지갑 안내데스크에 맡겼다 재판 넘겨진 30대…무죄 선고된 결정적 이유
2026-09-28

2024년 숙박업소서 습득 지갑 반납 후 절도 혐의로 기소
재판부 "지갑 소지 시간 극히 짧아…절도 증거 없어"
숙박시설에서 주운 지갑을 안내데스크에 맡겼다가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은 최근 절도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한 숙박시설에서 B씨가 두고 간 지갑을 주워 안내데스크에 맡기는 과정에서 지갑 안에 있던 현금 등 금품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의 절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법원도 이를 인용했다.
반면 A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분실된 지갑을 발견하고 곧바로 안내데스크에 맡겼을 뿐, 금품을 훔친 적이 없다는 취지다. 아울러 지갑을 보관한 데스크 직원들도 충분히 지갑에 손을 댈 수 있는 상황이었고, 만약 금품을 가로챘다면 굳이 데스크에 지갑을 맡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맞섰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CCTV 확인 결과 피고인이 지갑을 소지하고 있던 시간은 2분에 불과하다”며 “잠시 촬영 화면에서 사라진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현금 등을 절취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사람이 지갑의 내용물에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이 지갑을 맡긴 지 약 50분이 지나서야 지갑을 돌려받았는데, 이 시간 동안 지갑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철저히 차단된 채 보관되지도 않았다”며 “피고인이 내용물을 처분하거나 사용했다고 볼 증거가 전혀 없고 오히려 습득한 지갑을 데스크에 반납한 사실만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A씨를 대리한 법무법인 대륜의 허정원 변호사는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절취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엄격하게 뒷받침돼야 한다”라며 “A씨가 지갑을 소지한 시간이 극히 짧았다는 점과 반환 전까지 제3자의 접근 가능성이 존재했다는 점을 입증해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채윤 기자 cy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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