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돋보기]⑱ 중국 기업 계약서에 빠진 한 줄…분쟁 땐 발목 잡힌다
2026-09-30
![[법률돋보기]⑱ 중국 기업 계약서에 빠진 한 줄…분쟁 땐 발목 잡힌다](/_next/image?url=https%3A%2F%2Fd1tgonli21s4df.cloudfront.net%2Fupload%2Fboard%2Fbroadcast%2F20260930084632655.webp&w=3840&q=100)
준거법·중재기관 명확히 정해야
대금·검수·위약금 조항도 구체화 필요
중국 기업과 거래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계약 체결 단계부터 법률 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준거법과 분쟁 해결 절차를 명확히 정하지 않거나 대금 지급·검수 조건을 추상적으로 규정하면, 분쟁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질적인 권리 구제가 어려울 수 있어서다.
장진얼 법무법인 대륜 외국변호사는 중국 기업과 공급·판매·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할 때 거래 구조에 맞춰 핵심 조항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변호사는 “대중 교역이 활기를 띠면서 국내 기업의 중국 기업과의 계약도 늘고 있지만 상대방이 제시한 계약서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준거법·관할·대금 지급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며 “중국 대외무역법 개정으로 수출통제 회피 지원행위에 대한 책임도 명확해진 만큼 계약 단계부터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준거법을 명시해야 한다. 중국은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유엔협약(CISG) 체약국으로, 계약에 별도 규정이 없으면 CISG가 적용될 수 있다. 하자담보책임과 계약해제 요건 등이 한국 민법·상법과 달라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섭외민사관계법률적용법에 따라 당사자가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선택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다만 중국 내 계약 이행과 관련한 외국인투자·외환관리·수출입 등 강행법규는 별도로 적용될 수 있다.
분쟁 해결 기관과 절차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법원 판결의 상호 승인·집행을 위한 조약이 없고, 중국 민사소송법상 상호보증 요건도 개별 사건에서 인정된 사례가 있을 뿐이다. 한국 법원에서 승소하더라도 중국 내 상대방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장 변호사는 “한국과 중국 모두 뉴욕협약 체약국인 만큼 중재를 분쟁 해결 수단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CIETAC),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약서에 ‘분쟁 발생 시 협의한다’고만 적거나 중재기관을 특정하지 않으면 중재합의의 효력이 문제 될 수 있다. 중재기관과 중재지, 중재 언어, 중재인 수 등을 명시해야 한다.
대금 지급과 검수 조건 역시 분쟁 예방의 핵심이다. 전신송금(T/T)은 선급금·잔금 비율과 지급 시점을, 신용장(L/C)은 개설 조건과 제출 서류를 구체화해야 한다. 검수 완료 후 잔금을 지급하도록 정하면 품질 문제 발생 시 협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안화 결제는 외환관리 규정에 따른 증빙서류와 송금 한도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품질 기준을 도면이나 사양서로 특정하지 않고 ‘업계 통상 기준’처럼 추상적으로 정하면 정상적인 공차와 하자를 구분하는 단계부터 다툼이 생길 수 있다. 검수 기간과 하자 통지 기한을 명시하고 재작업·재생산·대금 감액·반품 등 구제수단의 적용 순서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약금 조항에는 중국 민법전 제585조를 고려해야 한다. 당사자 간 위약금 약정은 가능하지만 약정액이 실제 손해보다 현저히 높으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 장 변호사는 “실제 손해의 30%를 초과하는 위약금이 과도한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논의되는 만큼 거래 규모와 대체거래 비용, 예상 일실이익 등을 토대로 산정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약해지 조항에는 해지 사유와 통지 절차를 명시하고, 기술협력·라이선스 계약은 종료 후 기술자료·금형·상표 부착 재고의 반환 또는 폐기 의무와 확인 절차까지 정해야 한다.
중국에서 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면 현지 상표권 확보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국 내 상표권이 없으면 상표권 분쟁이나 통관 과정에서 압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장 변호사는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OEM 관련 판단도 중국 내 접근·혼동 가능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어 기존 관행만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진얼 변호사는 “중국 기업과의 거래계약은 표준양식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준거법과 분쟁 해결 절차, 대금 지급·검수, 손해배상·계약해지 조항을 거래 구조에 맞게 재설계해야 한다”며 “분쟁이 발생한 뒤에는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계약 체결 전에 조항별 위험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전문보기]
[법률돋보기]⑱ 중국 기업 계약서에 빠진 한 줄…분쟁 땐 발목 잡힌다 (바로가기)
방문상담예약접수
법률고민이 있다면 가까운 사무소에서 전문변호사와 상담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