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돋보기]⑲ ‘수사는 경찰, 기소는 공소청’ 시대…형사사건 대응도 달라진다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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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첫 조사부터 진술·증거 관리 중요
공소청 기소 판단·법원 공판까지 단계별 대응 필요
지난 2일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형사사법 체계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서 사건의 초기 수사는 경찰이 맡고 공소청은 송치된 사건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형사사건 당사자들의 대응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피의자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진술과 증거를 꼼꼼히 관리해야 하고, 피해자 역시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비해 사건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박성동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만큼 초기 수사에서 어떤 진술과 증거가 남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피의자와 피해자 모두 사건 단계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피의자라면 경찰의 첫 조사부터 준비가 필요하다. 조사 전 사건이 발생한 날짜와 장소, 관련자, 주고받은 대화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은 추측해서 답하기보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하는 편이 안전하다.
박 변호사는 “추측으로 답했다가 이후 진술이 달라지면 전체 진술의 신빙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조서 역시 마지막까지 내용을 확인하고 자신의 진술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거 확보도 서둘러야 한다. 메신저 대화나 CCTV(폐쇄회로텔레비전)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수 있는 자료는 사건 초기부터 보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계좌내역과 통화기록 등도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확보해두는 것이 좋다.
박 변호사는 “나중에 확보하려고 하면 이미 사라진 증거가 적지 않다”며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뿐 아니라 사건의 전체 경위를 보여줄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까지 가능한 한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가면 증거와 공소사실 가운데 실제로 다툴 부분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부동의하면 증인신문 등으로 재판이 길어질 수 있어 증거마다 사건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따져 대응해야 한다.
박 변호사는 “증거에 일률적으로 동의하거나 부동의하기보다 증거능력, 고의 여부, 피해 규모 등 실제 쟁점이 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일관된 주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합의나 공탁, 반성문, 재범방지 노력, 탄원서 등 양형자료도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피해자와 합의가 필요한 사건이라면 재판 후반까지 미루기보다 초기부터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나 고소인 역시 불송치 결정에 대비해야 한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면 통지서에 적힌 이유부터 확인하고, 증거 부족인지 법리 판단의 문제인지 구분해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한다.
박 변호사는 “불송치 결정에 대응할 때는 단순히 억울하다는 주장보다 경찰의 판단 근거를 구체적으로 짚는 것이 중요하다”며 “확인되지 않은 CCTV나 참고인, 계좌자료 등이 있다면 해당 자료를 특정해 추가 확인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형사사법 체계에서는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대응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진술과 증거를 정리하고, 기소 판단 단계에서는 법리적 쟁점을 점검하며, 재판에서는 실제로 다툴 부분을 명확히 하는 식이다.
박성동 변호사는 “새로운 체계에서는 사건 초기부터 진술과 증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절차의 특성을 이해하고 단계에 맞춰 대응해야 자신의 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예진 기자 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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