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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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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26-01-09
[기고] 수출바우처, '보조금' 아닌 '전략'
[기고] 수출바우처, '보조금' 아닌 '전략'
수출기업이 반드시 알아야 할 수출바우처 활용법과 성공적인 파트너 선정 기준 국내 수출기업을 둘러싼 글로벌 통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및 수출통제 강화, EU의 환경·ESG 규제 확대, 그리고 국가별로 고도화되는 인증 및 비관세장벽은 이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 수출기업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현실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수출바우처 사업'은 비용 지원을 넘어 수출 기업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글로벌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는 핵심적인 전략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수출바우처 사업, 마케팅 넘어 '사전 리스크 관리' 집중해야 할 때수출바우처 사업은 중소·중견 수출기업이 정부로부터 바우처를 부여받아 수행기관으로 등록된 민간 전문기관의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이전에는 단순 마케팅이나 번역, 전시회 참가 지원 중심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글로벌 규제 강화에 따라 '사전 리스크 관리형 서비스'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기업들은 바우처를 통해 해외 법인 설립과 같은 초기 진출 자문은 물론, 수출계약 검토를 통한 분쟁 예방, 수출상대국의 복잡한 규제 및 인증 대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나아가 관세·비관세 장벽에 대한 정밀 진단과 최근 무역 환경의 화두인 미국 관세조치 및 수출통제 대응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전문적인 조력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실무에서 자주 목격되는 문제는 계약 체결 이후에야 법적·관세·규제 리스크가 드러나 사후 대응 비용이 바우처 지원 금액을 훨씬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수출바우처를 단기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초기 설계 단계에서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파편화된 자문은 위험, '통합 솔루션'이 필요하다수출은 단일 영역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거래 안에는 계약법, 관세법, 외국환거래법, 조세, 지식재산권, 현지 규제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다. 해외 대리점 계약 하나가 독점권 분쟁으로 번지거나 FTA 원산지 판단 오류가 관세 추징으로 이어지고, 상표 미등록으로 브랜드 사용이 막히는 사례 등이 이를 방증한다.따라서 기업들은 분야별로 자문을 따로 구하기보다 이 모든 요소를 통합적으로 검토해 줄 수행기관을 찾아야 한다. 법무·세무·관세·지식재산권을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지, 변호사와 관세전문위원, 세무사 등 전문 인력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협업해 처음부터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를 설계해 줄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것이 책임 분산과 전략의 단절을 막는 길이다.실행까지 책임지는 파트너와 함께해야수출바우처 활용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자문의 영역을 넘어 실무적인 실행까지 지원하는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즉, 컨설팅에 머물지 않고 계약·통관·결제 관련 무역서류 대행이나 해외 인증 및 현지 등록 절차까지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특히 내부 인력이 제한적인 중소·중견기업에게는 이같은 완결형 구조를 갖춘 수행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별도의 전담 부서가 부족한 기업 현실상 자문에서부터 서류 대행, 현지 등록과 같은 실행까지 한 번에 해결해야 업무 부담이 줄어들고, 반대로 업무 속도 향상이라는 체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론적인 설명 보다는 실제 분쟁이나 제재 대응 경험이 풍부한지, 최신 글로벌 통상 이슈를 실무에 즉각 반영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또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수출바우처, 제대로 쓰는 기업이 살아남는다이제 수출은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전략이 됐다. 수출바우처 사업은 그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국가가 쥐여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중요한 것은 이 무기를 '누구와, 어떻게' 쓰느냐다.기업들은 바우처를 소진해야 할 숙제로 여기지 말고 글로벌 여정을 함께할 든든한 파트너를 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곳을 선택해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위기의 통상 환경은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다. [기사전문보기] [기고] 수출바우처, '보조금' 아닌 '전략' (바로가기)
KBC 광주방송
2026-01-09
임플란트 받고 보험금은 '턱뼈 이식'으로…사기 혐의 치과의사 '무죄'
임플란트 받고 보험금은 '턱뼈 이식'으로…사기 혐의 치과의사 '무죄'
'치조골 이식술' 없음에도 허위 진단서 발급한 혐의 받아法 "해당 병원 내 진료 특성 고려해야…보조적으로 재료임을 배제할 수 없어" 임플란트 수술 과정에서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보험금 편취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치과의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울산지방법원은 지난해 11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및 허위진단서작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치과의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A씨는 환자들에게 임플란트 수술만 시행했음에도 '치조골 이식술'을 함께 진행한 것처럼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환자 7명이 보험사로부터 1,38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하도록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검찰은 압수된 진료기록부에 부착된 골이식재 제품 스티커가 이미 다른 환자에게 사용된 것이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점 등을 들어 실제 이식 수술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A씨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진료기록부상의 기재 오류는 행정적 착오일 뿐, 실제 수술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입니다.A씨는 "병원에서 사용한 임플란트는 일반적인 나사형이 아닌 '쐐기형' 제품"이라며 "이 방식은 임플란트 식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가 치조골을 모아 틈을 메우는 골이식 과정이 필수적으로 동반된다"고 반박했습니다.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진료기록부에 중복되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이식재 스티커가 부착된 점은 의심을 살 만하나 이는 보조적으로 사용된 재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이어 "해당 병원에서 시행하는 '쐐기형 임플란트'는 잇몸을 덮어두기 위해 두 번에 걸쳐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드릴링 시 자연스럽게 채취된 자가골을 이용해 임플란트 주변의 빈틈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실제 골이식 수술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시했습니다.A씨를 대리한 법무법인(로펌) 대륜의 신민수 변호사는 "일반적인 임플란트 시술과 달리 의뢰인이 시행한 특수 공법의 의학적 메커니즘을 재판부에 상세히 소명한 것이 주효했다"며 "행정적 미비점이 있었을지언정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서류를 조작한 것이 아님을 입증해 억울한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전문보기] 임플란트 받고 보험금은 '턱뼈 이식'으로…사기 혐의 치과의사 '무죄' (바로가기)
머니S
2026-01-07
'기울어진 운동장' 한국 vs '증거 강제' 미국… 쿠팡 소송의 향방
'기울어진 운동장' 한국 vs '증거 강제' 미국… 쿠팡 소송의 향방
[인터뷰] 손동후 SJKP 미국변호사 "미국 법원 증거, 한국서도 쓸 수 있어" 최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두고 피해자들이 미국 본사(Coupang In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한국에 없는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를 승패의 핵심 열쇠로 꼽으며 베일에 싸여 있던 쿠팡의 내부 보고체계나 은폐 정황이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가 국내에서 진행 중인 소송과 수사의 향방까지 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쿠팡 미국 소송을 이끄는 SJKP의 손동후 미국변호사는 지난 6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보다 미국 법원에서 쿠팡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승소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손 변호사의 제언 배경은 '증거 확보'의 강제성이다.손 변호사는 "한국 소송은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다"며 "피해자가 기업의 잘못을 입증해야 하는데 정작 중요한 서버 기록이나 내부 보고서는 기업이 쥐고 내놓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반면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양측이 가진 증거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디스커버리 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손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기업 내부 이메일, 메신저 대화, 서버 접속 기록까지 사건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강제로 내놓게 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 제도"라고 설명했다.한국에도 '문서제출명령'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실효성 면에서 미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국에서는 원고가 "A라는 문서가 저기에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서 콕 집어 달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회사 내부 사정을 모르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달라고 해야 할지조차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손 변호사는 "미국 디스커버리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정보'까지 통째로 요구할 수 있다"며 "기업이 영업비밀이라거나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자료를 숨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고 부연했다. "서버 한국에 있어도… 본사 '지배력' 있으면 강제 대상" 일각에서는 데이터가 한국 법인(쿠팡)에 있어 미국 법원이 강제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손 변호사는 "미국 법원의 기준은 물리적 위치가 아니라 '누가 통제하느냐'에 있다"면서 "미국 본사가 한국 법인에 자료를 제출하라고 지시할 힘(지배력)이 있다면 서버가 지구 반대편에 있어도 미국 법원은 공개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만약 기업이 불리한 자료를 삭제하거나 제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손 변호사는 "미국 법정에서 증거 인멸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료를 숨기면 법원은 '얼마나 찔리는 게 있으면 숨겼겠느냐'며 해당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간주해버린다"며 "심지어 재판을 끝내고 바로 패소 판결을 내릴 정도로 엄격하다"고 말했다.손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파장이 미국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소송에서 합법적으로 확보한 내부 자료는 한국에서 진행 중인 재판이나 수사에서도 결정적인 증거로 쓰일 수 있다"며 "과거에도 미국 디스커버리를 통해 드러난 내부 문건이 한국 소송의 판도를 뒤집은 사례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끝으로 손 변호사는 소송 참여를 망설이는 피해자들에게 "미국의 집단소송과 디스커버리 제도는 개인이 접근할 수 없는 기업의 내부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라며 "거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는 단순한 보상을 넘어 기업의 올바른 책임 기준을 바로 세우는 과정"이라고 역설했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기사전문보기] '기울어진 운동장' 한국 vs '증거 강제' 미국… 쿠팡 소송의 향방 (바로가기)
한국경제
2026-01-05
고객 신뢰 먹고 자란 쿠팡…경쟁법 칼날 드리워진다 [대륜의 Biz law forum]
고객 신뢰 먹고 자란 쿠팡…경쟁법 칼날 드리워진다 [대륜의 Biz law forum]
쿠팡 사태, 개인정보법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아시장지배적 지위 고려시 공정거래법적 평가 가능대형 플랫폼엔 영향력 상응하는 책임 요구돼야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단순 정보 보호 실패를 넘어 공정거래법적 관점에서 다시금 점검할 만한 중요한 쟁점을 던지고 있다. 지금껏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주로 개인정보보호법 또는 정보통신망법의 영역에서 논의돼 왔으나 유출 당사자인 플랫폼 기업이 시장지배적 지위 또는 이에 준하는 경쟁상 우위를 보유한 경우 그 법적 평가는 공정거래법(또는 경쟁법)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 정보 유출, 플랫폼 비즈니스 전체 질서 왜곡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은 신뢰에 있다. 소비자는 개인 정보 제공을 대가로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얻고, 플랫폼은 이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강화한다. 문제는 이런 구조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그 피해가 개별 소비자의 권리 침해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반의 경쟁 질서를 왜곡할 가능성까지 내포한다는 점이다.특히 쿠팡과 같은 대형 플랫폼은 사실상 거래 상대방에게 선택의 여지가 제한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정보 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한 사고는 경쟁 사업자에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겐 '울며 겨자먹기식' 거래를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공정거래법은 전통적으로 가격, 거래 조건, 배타적 거래 등 외형적 경쟁 제한 행위를 규율해 왔다. 그러나 최근 경쟁법의 흐름은 데이터와 알고리즘, 플랫폼 신뢰 훼손과 같은 비가격 요소를 중요한 경쟁 변수로 인식하는 추세다. 개인정보 보호 수준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사후 책임 회피 역시 소비자 선택 왜곡 이번 쿠팡 사태를 공정거래법적 관점에서 보면, 핵심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첫째, 시장지배적 지위 또는 이에 준하는 경쟁상 우위의 존재 여부다. 일반적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판단할 땐 시장 점유율뿐만 아니라 해당 시장에서의 거래 의존도, 대체 가능성, 진입 장벽의 수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거래 비중과 이용 빈도, 특히 일상 소비재 영역에서의 반복적 이용 구조는 이런 판단 요소와 무관하지 않다.둘째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다. 멤버십 구조, 빠른 배송 인프라, 적립금과 구독 혜택 등은 소비자의 전환 비용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표면적으로는 소비자 편익을 확대하는 장치처럼 보이지만, 그 혜택의 결과로 소비자가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나 거래 조건에 불만이 있더라도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된다면 이는 경쟁 제한적 효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셋째, 데이터 결합과 축적의 문제다. 대형 플랫폼은 구매 이력, 검색 기록, 결제 정보, 배송 정보 등 다층적인 데이터를 결합·분석해 경쟁 우위를 계속해서 강화한다. 이 같은 데이터 결합 구조하에서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면 데이터 기반 경쟁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데이터 결합을 통해 경쟁 우위를 누리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공정거래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사고 이후 대응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피해 구제를 지연하는 행위 역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獨, 데이터 무단 활용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규정 이런 문제의식은 우리나라에서만 논의되고 있는 게 아니다. 유럽연합(EU)과 독일 경쟁 당국은 이미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를 경쟁법의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EU 집행위원회는 대형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법 집행 과정에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방식이 소비자 선택과 경쟁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문제 삼아 왔다. 특히 플랫폼이 사실상 필수적 거래 상대방으로 기능하는 경우 개인정보 처리 조건이 불공정한 거래 조건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인 정보 보호가 규제 준수 문제를 넘어 경쟁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라는 인식에 기반한 접근이다.독일 연방카르텔청의 사례는 더 직접적이다. 독일 경쟁 당국은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다양한 서비스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결합·활용한 행위를 문제 삼고 이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판단한 바 있다. 해당 사건에서의 핵심은 데이터 결합 그 자체보다 소비자가 이를 실질적으로 거부하거나 대안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였다. 즉, 개인 정보 보호와 경쟁 제한 효과를 하나의 문제로 연결해 판단한 것이다.이 같은 해외 사례들은 개인 정보 보호가 경쟁법의 외곽이 아니라 그 핵심 영역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 정보 보호 역량, 의무 아닌 '경쟁력'으로 인식돼야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은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거래법의 교차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공정거래법은 더 이상 가격 담합이나 시장 분할만을 규율하는 법이 아니다.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공정거래법은 시장의 신뢰 인프라를 보호하는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개인 정보 보호 역량을 하나의 핵심 경쟁 요소로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서 개인 정보 보호 수준은 더 이상 부수적인 컴플라이언스 항목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과 신뢰를 좌우하는 본질적 거래 조건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지배적 플랫폼에 기존과 같은 수준의 사후 제재나 형식적 의무만을 부과하는 건 데이터 중심 경쟁 환경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조치일 것이다.시장지배적 대형 플랫폼에는 그 영향력에 상응하는 수준의 한층 강화된 책임과 투명성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개인 정보 처리 및 보안 투자에 관한 정보 공개,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실효적인 피해 구제 절차, 데이터 결합 및 활용 구조에 대한 설명 책임 등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처벌 수위를 높이자는 논의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경쟁의 전제 조건을 정비하자는 취지에 가깝다.이런 접근은 특정 기업에 대한 제재나 응징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 플랫폼 시장 전반에서 개인 정보 보호가 비용이 아닌 '경쟁력'으로 작동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혁신과 신뢰가 양립하는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은 기술적 사고를 넘어 플랫폼 기업이 지배적 위치에서 부담해야 할 사회적·경쟁법적 책임을 다시 묻고 있다.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 플랫폼이라면 그 신뢰를 훼손했을 때 감내해야 할 법적 평가는 개인정보보호법의 틀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경쟁 질서의 관점에서, 또 공정거래법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이번 사건을 차분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기사전문보기] 고객 신뢰 먹고 자란 쿠팡…경쟁법 칼날 드리워진다 [대륜의 Biz law forum]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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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5
[샷!]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다"
[샷!]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다"
헤어 디자인업계 'AI포트폴리오' 홍보에 '혼란'실제 시술 아닌 AI 생성 이미지…"소비자 기만""AI 사진 걸어둔 숍을 뭘 믿고 머리를 맡기나""소비자 오인케 하는 부당 표시·광고 해당 가능성" "알고 보니 미용실 디자이너가 홍보용으로 올린 헤어모델 사진이 AI로 생성된 이미지였더라고요.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습니다."자영업자 김모(37) 씨는 지난달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헤어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사진을 보고 청담동 유명 미용실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보았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스레드 사진을 보고 청담동 헤어숍에 매직을 하러 갔는데 시술 후 모발이 심하게 손상되고 두피까지 다쳐 약을 먹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최근 헤어 디자인 업계에서 인공지능(AI)으로 포트폴리오 이미지를 제작해 홍보하는 사례가 늘면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홍보 이미지를 믿고 찾았는데 실제 시술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불만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기만 상술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시술 사례인줄 알았더니…AI 헤어모델 4일 인스타그램에서 헤어 디자이너나 미용실 계정을 검색하니 AI 헤어모델 이미지가 쏟아졌다.시술에서 흔히 나타나는 잔머리나 손상 표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머릿결이 지나치게 매끈하거나 인위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들이 공통적인 특징으로 언급된다.헤어 디자인 업계에서 포트폴리오는 매우 중요한 홍보 포인트다.소비자들은 디자이너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라온 실제 시술 사진이나 리뷰 속 '비포 앤 애프터' 이미지를 저장해 두었다가 예약 상담 시 "이 사진처럼 해주세요", "이 스타일 보고 찾아왔어요"라며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소비자와 디자이너가 시술 가능 여부와 기대치를 맞추는 기준점 역할을 하는 셈이다.문제는 이러한 포트폴리오가 언젠가부터 실제 시술 결과가 아니라, AI로 생성되면서 이른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AI 생성 이미지는 네일·메이크업·의류 쇼핑몰 등에서도 두루 활용되고 있지만, 그중 헤어 부문에서 혼란이 특히 크게 빚어진다.같은 디자인이라도 디자이너의 숙련도와 손기술, 고객의 모발 굵기와 손상도 등 개인 조건에 따른 결과 편차가 큰 데다, 무엇보다 한 번 시술하면 쉽게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소비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특히 AI로 생성된 헤어 이미지는 윤기나 볼륨, 컬의 균일도 등을 이상적으로 보정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고객의 모발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실제로 소비자의 불만이 잇따른다.강서구에 거주하는 최모(27) 씨는 "작년 9월 디자이너 계정에 올라온 히피펌 사진을 저장해 가서 '이 스타일 보고 왔다'고 했는데, 막상 시술 후 결과는 볼륨도 없고 컬도 전혀 달랐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진 자체가 AI 이미지였다"고 밝혔다.마포구에 거주하는 서모(26) 씨도 "지난달 SNS에 올라온 헤어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사진을 보고 방문했다가 만족스럽지 못한 시술 결과를 받았다"며 "시술 직후 컬이 들쭉날쭉하길래 '사진처럼 왜 시술이 안 되냐'고 물었더니, '모발 상태가 달라서 그렇다'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인스타에 올라오는 AI 모델 사진은 거의 티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고 간 사진이 AI 이미지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SNS에서도 "자기가 직접 자른 것도 아니고 AI 사진 걸어두고 하는 샵을 뭘 믿고 가서 머리를 맡겨?"(트위터 이용자 '밀') 등의 지적이 나온다. "시간·비용 절약" vs "실제로 오인되면 기만적 광고 해당" 그러나 헤어 디자인 업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강남의 한 미용실 디자이너 김모 씨는 "모델을 구하고, 시술하고, 사진 찍고, 보정까지 하려면 하루가 통째로 들어간다"며 "모델이 당일에 오지 않는 노쇼 피해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AI 이미지로 홍보용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라며 "신규 디자이너나 오픈 초기 매장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네이버 카페와 자영업자·헤어 디자이너 커뮤니티에는 "모델 섭외와 촬영, 보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AI 이미지로 주문 제작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yuj'), "처음에는 인위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결과물을 받아보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이용자 'yoo**') 등 후기가 달린다.한 AI 헤어모델 제작 업체에 문의하니 "이미지 구매는 장당 2만5천 원이고 별도로 제작을 요청할 경우 5만 원"이라며 "AI로 생성된 이미지이기 때문에 별도의 초상권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효율을 따진다면 굳이 이미지 제작업체를 찾을 필요도 없어 보인다.구글의 이미지 편집 AI 도구 '나노 바나나'에 "청순한 인상의 얼굴에 검은색 머리, 물결 펌 스타일의 헤어모델 사진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니 2분 만에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미지가 뚝딱 생성됐다. SNS나 포트폴리오에서 실제 인물 사진과 함께 섞여 사용될 경우 소비자가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였다. 하지만 편리함 이면에는 분쟁의 소지가 자리한다.청담동 한 미용실 디자이너 정모 씨는 "포트폴리오 사진은 사실상 '내가 이런 시술을 해봤다'는 증명인데, AI 이미지를 그대로 올리면 소비자는 그걸 실제 결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어디까지가 참고 이미지이고 어디부터가 실제 시술 사례인지 명확하지 않으면 기만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홍대 인근에서 일하는 헤어 디자이너 박모 씨는 "손님이 다른 숍에서 만든 AI 헤어 이미지를 가져와서 '이거랑 똑같이 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며 "실제로 사람이 시술한 결과가 아니다 보니 난감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로 생성된 모델 이미지를 광고·홍보에 활용할 경우 소비자 기만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다우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소비자가 AI 이미지를 실제 시술 결과나 실제 인물로 오인해 구매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상 기만적 광고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며 "판단 기준은 오인 가능성과 그것이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말했다.또 "AI 이미지가 특정 실존 인물을 연상시킬 경우에는 실제 사진이 아니더라도 초상권이나 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도 "오는 22일 시행 예정인 인공지능기본법 제31조의 'AI 생성물 표시 의무'는 네이버·구글·오픈AI 등 인공지능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규정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뷰티·미용 업계 종사자에게 직접 적용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뷰티 업계가 AI로 만든 가상의 결과물을 실제 시술 결과인 것처럼 게시할 경우 이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부당 표시·광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minjik@yna.co.kr강민지(minjik@yna.co.kr) [기사전문보기] 연합뉴스 - [샷!] "결과는 사진과 전혀 달랐다" (바로가기) 연합뉴스TV - SNS 믿고 갔다가 낭패…AI 헤어 모델에 소비자 혼란 (바로가기)
KBS
2026-01-05
[단독] 장덕준 산재 후에도…“사고사 0명”만 공시한 쿠팡
[단독] 장덕준 산재 후에도…“사고사 0명”만 공시한 쿠팡
[앵커]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고 장덕준 씨의 과로 실태를 축소하려 했단 의혹을 받고 있는 쿠팡이 이런 일도 한 걸로 드러났습니다.장 씨가 일하다 사망했는데도, 사고로 숨진 직원이 한 명도 없다고 미국 금융당국에 보고했습니다.이도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리포트]물류센터 야근을 마친 장덕준 씨가 숨진 건 2020년 10월.2021년 2월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로 판정합니다.같은 해 3월,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합니다.장 씨의 사망은 상장 다섯 달 전, 산재 인정은 한 달 전이었습니다.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2021년 연례보고서를 확인해 봤습니다.쿠팡의 안전 시스템은 세계 최고라고 설명하며, 지금까지 사고 사망은 한 명도 없다고 명시합니다.물류센터에서 최소 1명 이상이 숨진 2022년에도 똑같이 보고합니다.눈에 띄는 건 쿠팡의 자체 분류법입니다.'업무 관련'과 '사고 관련' 사망을 구분한 뒤, 사고사 '0명'이라고만 밝히고, 업무 관련 사망은 언급 자체를 안 했습니다.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 규정상 사망자 수 공개가 의무는 아니지만, 쿠팡은 보고서에 직원 사망이 전무하다고 인식되기 쉬운 '표현'을 쓴 겁니다.[손동후/미국 변호사/쿠팡 집단소송 대리 : "측정 기준을 지나치게 좁게 설정하고, 중요한 맥락을 누락함으로써 투자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는 공시로 평가될 여지가 크며…."]10-K로 불리는 이 연례보고서는 허위나 기만적 공시로 판명되면, 민사뿐 아니라 형사·행정 책임도 져야 합니다.쿠팡이 최근 5년간 한국 정부에 발생 신고한 산업재해는 9천9백여 건.그런데 미국 공시에는 자체 분류한 사고사가 없다고만 밝힌 겁니다.쿠팡은 "당시까지 쿠팡과 자회사 사업장에서 산재 '사고' 사망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장덕준 씨 산재는 산재 '사고' 사망이 아니란 취지입니다.KBS 뉴스 이도윤입니다.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유건수 이도윤 (dobby@kbs.co.kr) [기사전문보기] [단독] 장덕준 산재 후에도…“사고사 0명”만 공시한 쿠팡 (바로가기)
중앙일보
2026-01-05
이젠 줄서기가 직업…'두쫀쿠 맛집' 대신 웨이팅, 월 500만원 번다
이젠 줄서기가 직업…'두쫀쿠 맛집' 대신 웨이팅, 월 500만원 번다
" 홍대 줄서기 도와주실 분을 찾고 있어요.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갈 때요. "지난해 12월 26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이런 글이 올랐다. 3만원 비용을 제시한 이 구인 게시물에는 지원자 30명이 몰렸다.새해를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밤, 홍대 한복판은 영하 8도의 한파에도 술집·식당·게임장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 행렬 속에는 줄서기 대행 일을 5년 넘게 전문적으로 해온 박모(43)씨도 있었다. 그는 “최근 고급 호텔 식당, 술집 등 식당 줄서기 의뢰가 부쩍 늘었다”며 “월평균 400만~500만원을 벌고, 코로나19 당시엔 일이 가장 많아 800만원까지 소득을 올린 사람도 있어 줄서기를 아예 본업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홍대뿐 아니라 경남 창원시 당근에도 “1월 1일 (창원시) 상남동 술집 줄 서기 5만원에 구해요”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각지에서 관련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내용은 “2007년생인데 12시가 되자마자 입장 하고 싶다” “이성과의 시간을 낭비 하고 싶지 않아서 대신 줄 설 사람을 구한다” 등 다양했다. 이처럼 과거 명품 브랜드 한정판 구매 등에 국한됐던 ‘줄서기 대행 알바’가 최근 식당·술집·베이커리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전국적으로 성행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 등장해 코로나19 전후로 수요가 더 늘어나며 전문적인 대행 아르바이트 형태로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이나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디저트 ‘두바이쫀득쿠키’를 판매하는 몇몇 카페에 손님이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이런 가게들에 대신 줄을 설 사람을 찾는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일반적인 줄서기 대행 수당은 최저시급(1만320원) 수준이지만, 날짜나 상황에 따라 웃돈이 붙기도 한다. 줄서기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대행업체 점주 A씨는 “야외 웨이팅은 시급이 더 비싸고, 연말·연초 같은 성수기에는 50%가량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건값에다 추가로 줄을 서는 행위 자체에도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마다치 않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엔 플랫폼 발달과 현대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소비를 위해 발품을 팔고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의 소비자는 시간과 노력을 구체적인 거래비용으로 인식하고 추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터넷과 플랫폼 발달로 사소한 서비스도 공급자와 수요자 간 매칭이 쉽다”며 “세분된 수요인 술집 줄서기 같은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런 줄서기 대행 서비스에 대한 논란도 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대신 줄을 서는 행위 자체는 현행법상 문제없지만, 한정된 재화를 두고 돈으로 해결하는 것에 도덕적 비판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천정민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조직적인 대행업 행태에 규제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명시적으로 줄서기 대행을 금지하는 점포들도 있는데, 만약 점포의 퇴거 요구에 불응한다면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찬우·이아미 기자 han.chanwoo@joongang.co.kr [기사전문보기] 이젠 줄서기가 직업…'두쫀쿠 맛집' 대신 웨이팅, 월 500만원 번다 (바로가기)
시사저널
2026-01-02
'그림자 임원' 김범석 동생, 쿠팡은 왜 드러내지 않으려 했나
'그림자 임원' 김범석 동생, 쿠팡은 왜 드러내지 않으려 했나
'김범석 형제 지키기'에 안간힘…한국 정부·소비자 뒤통수 친 쿠팡의 노림수美 증시 주가 방어와 소송 리스크 최소화 시도…'제재·집단소송·소비자 이탈' 청구서 규모는 더 커져'쿠팡 사태'를 겨냥한 국회 6개 상임위의 유례없는 연석 청문회가 대혼돈 속에 막을 내렸다. 설익은 후속 조치로 혼선을 키우고 있는 쿠팡의 대응 방향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결국 '김범석 의장 형제 지키기'와 '주가 방어' '소송 리스크 최소화'다. 그러나 쿠팡과 김 의장 형제가 각종 규제와 사법 리스크 회피를 위해 마련한 장치는 오히려 제재 수위와 국내외 대규모 소송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김범석 총수 지정' 최대 변수는 동생 김유석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명확히 드러난 것은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한국 법인에서 배송캠프 관리 부문을 총괄하는 임원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1년 미국 뉴욕증시(NYSE)에 상장된 쿠팡Inc는 지난 5년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제출한 공시 보고서에서 김 의장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김 부사장이 쿠팡 소속임을 밝혀왔다. 다만 그의 직함은 공개하지 않았고, 미국 본사에서 한국 법인으로 파견된 직원(employee) 중 한 명으로 기재했다. 쿠팡은 보고서에서 김 부사장(영문명 Yoo Kim)을 '김범석(Bom Kim) 의장의 형제이며 그의 배우자 역시 쿠팡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부사장이 맡은 역할은 '전략 및 운영 관련'으로, 보수는 다른 직원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적었다. 공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2024년 쿠팡으로부터 연봉 43만 달러(약 6억2000만원)와 7만4401주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받았다. 현재 주가인 주당 23달러를 적용하면 약 24억원 규모다. RSU는 소속 임직원이 회사가 정한 성과와 근속 등의 조건을 충족했을 때 지급하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2024년 한 해에만 30억원 넘는 규모의 현금과 주식을 받았고, 상장 후 공개된 보고서(202124년 수령액)상의 누적 지급액은 140억원이 넘는다.업계와 정치권에서는 김 부사장이 미등기 임원이지만, 2014년부터 쿠팡 소속으로 있으면서 친형인 김 의장과 함께 회사의 주요 경영 활동과 결정에 관여하는 등 상당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유석이 부사장인 것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것만으로도 이미 사내에서 상당한 영향력과 결정권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김유석의 역할과 지위에 따라 김범석의 총수 지정 사안이 완전히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외·대내 지위를 분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 부사장의 존재는 김 의장의 동일인(총수: 실질적으로 대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인물 또는 법인) 지정 여부에 핵심적인 변수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지만 미국 국적자인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근거는 불충분하다며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당시 이 결정은 논란이 됐고, 이후 공정위는 외국인의 동일인 지정을 가능토록 하고 법인의 동일인 지정 요건 및 예외 조항을 구체화했다. 이후에도 외국인인 김 의장은 국내 계열사 지분이 없고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점, 회사와 자금 거래가 없는 등의 예외 조항을 인정받아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당국은 김 부사장에 대해 '쿠팡 소속이지만 경영에 참여한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고 봤다.그러나 2025년 12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청문회 과정에서 그가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고, 상당한 규모의 보수와 주식 인센티브를 받은 점이 확인되면서 올해 5월로 예정된 동일인 심사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주병기 공정위원장은 "김범석의 동생 김유석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지, 얼마만큼의 상여금과 보수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제도적 허점을 피하는 '꼼수 방지'를 위한 법률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더라도 현행법 체계 하에서 실질적인 처벌을 할 수 있는 규정이 너무 약하다"며 "사익 편취 규제를, 보너스·상여금을 과도하게 받는 방식으로 친족에게 이익을 주는 것까지 규율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쿠팡 측은 "김 부사장은 경영상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직접적으로 경영 활동을 하는 위치에 있지 않고, 동일 또는 유사 직급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더 많은 급여나 보상을 받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그림자 임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허위 공시했다면 美 소송 확대 불가피"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한국 법인의 수장이 된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 등장과 '한국 정부와 국민에 대한 조롱'이라는 혹평이 나온 쿠팡의 기이한 대응은 리스크를 더욱 키우는 악재가 되고 있다. 쿠팡은 민관합동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셀프 면죄부에 가까운 내용을 기습 발표하고, 국정원을 내세워 '당국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로저스 대표는 공개적으로 이 셀프 조사를 "협력의 성공 사례인데 한국 정부가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며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동시에 쿠팡은 정보 유출 피해자 3370만 명에 대해 '1인당 5만원 구매이용권 지급' 보상안도 내놓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상 '5000원짜리 쿠폰'에 불과했다. 피해자를 상대로 쿠팡 자회사 마케팅을 펼치는 '선 넘은 스미싱 행태'라는 성토가 쏟아졌다.우리 정부와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이 같은 1차 보상안과 앞뒤 안 맞는 주장을 반복한 배경에는 미 증시 투자자들이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쿠팡이 연석 청문회를 앞두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는 △유출 범인 특정 △범인이 3300만 개 계정에 접근했지만 실제 저장한 데이터는 약 3000개에 불과 △제3자 공유 없이 삭제된 점 확인 등 한국 정부가 확인하지 않은 내용이 담겼고, 소비자들에게 1조6850억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할 것이라는 점도 적시됐다. 김범석 의장이 사태 40일 만에 내놓은 영문 사과문에 "false insecurity(거짓된 불안감), falsely accused(허위적인 비판)" 등 국문과는 다른 '거짓·허위' 용어를 쓴 데도 투자자들로부터의 소송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 한국 정부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당국이 미국 기업을 과도하게 압박하고 괴롭힌다는 메시지 전달에 총력을 기울인 셈이다.뉴욕증시에 상장된 2021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150억원이 넘는 로비 자금을 집행하며 미 정·관계를 상대로 광폭 행보를 보여온 쿠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설익은 대응으로 상장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쿠팡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하는 현지 로펌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 뉴욕시에 위치한 레비앤콜신키 로펌은 "쿠팡의 정보 유출 사태로 피해를 본 주주들을 위한 집단소송에 나선다"고 공지했다. 현재까지 쿠팡과 관련한 집단소송 원고 모집을 공지한 로펌은 최소 5곳으로 파악된다. 의미 있는 비공개 정보를 제보하는 내부자에게 포상금(징수 금액의 1030%)을 지급하는 SEC 규정을 소개하며 '내부 고발'을 독려하는 로펌도 등장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김유석 부사장에 대한 불성실 공시, 사태를 축소하기 위한 허위 공시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주주가 늘어날 경우 소송 규모와 배상금은 천문학적인 규모로 커질 수 있다.김 의장과 쿠팡Inc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은 이미 진행 중이다. 대표 원고는 뉴욕시 공무원연금과 경찰·교직원연금으로 구성된 뉴욕시공적연금 주주들이다. 주주들은 쿠팡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인한 과로·사망 위험을 은폐하고 검색 결과 조작과 납품업체 가격 강제 등에 대한 내용을 숨겼으며, 상장 후 한국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아 주가가 급락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중대한 허위 및 기망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1심은 '재소 불가'로 판단하고 기각했지만, 원고 측이 항소하면서 추가적인 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 해당 소송이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졌고 김유석 부사장에 대한 의혹까지 일면서 쿠팡이 방어하려 했던 미 증시에서의 주가 하락과 집단소송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미국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집단소송을 이끌고 있는 손동후 SJKP(법무법인 대륜 미국 법인) 뉴욕 변호사는 "쿠팡이 공시를 통해 발표한 주요 내용과 실체 사이에 괴리가 있고, 이를 의도적으로 누락하거나 숨긴 것이 있다면 (1차적으로) 디스커버리(증거개시) 단계에서 내부 문서와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검증될 것"이라며 "김유석 관련 쟁점은 '임원이라는 직함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투자자에게 중요한 지배구조·의사결정 리스크가 충분히 공시되었는지 여부다. 특수관계인인 김유석이 회사의 의사결정이나 통제 구조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음에도 이를 축소하거나 누락한 공시를 했다면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추가적인 소송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유출 사태로 급락했던 쿠팡의 주가는 사태 축소를 시도한 공시가 나간 이후 6% 넘게 오르며 반등하며 주당 24달러를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쿠팡을 향한 더 센 조사와 후속 조치를 예고하면서 지난해 12월30일과 31일 연속 1.36%, 2.24%씩 하락해 23.59달러에 머물러 있다. ■ '쿠팡 수사 외압' 특검 속도전 속 美 국세청 공조 가능성도상설특검과 국세청의 칼날도 쿠팡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에서 검찰·법원·고용노동부·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경찰·국회 출신들을 전방위 영입했던 쿠팡은 정부가 "패가망신"까지 경고하며 '쿠팡 접촉 금지령'을 내리면서 '식물 대관(對官)' 상태에 빠져있다. 상설특검팀 수사에서 쿠팡의 조직적 불법 대응이나 유착 관계가 일부라도 드러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31일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제보자인 김준호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씨는 2022년 11월부터 5개월간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CFS) 호법물류센터 인사팀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블랙리스트 문건을 활용해 취업 지원자들을 배제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특검팀은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본류와 함께 이 사건 수사·보고 과정에서 불거진 부당 외압 의혹을 함께 수사 중이다.사건을 담당했던 문지석 부장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수사 외압 의혹은 검찰 내부는 물론 고용노동부 공무원들과 쿠팡 간 유착 여부로까지 수사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쿠팡CFS가 2023년 5월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취업 규칙을 변경했고, 당시 고용부 서울동부지청은 이를 승인했다. 특검팀은 고용부의 승인과 이후 진행된 검찰의 쿠팡 수사 및 무혐의 처분 과정 전반을 확인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물증 확보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쿠팡의 역외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고강도 특별 세무조사에 돌입한 국세청은 미 국세청(IRS)과의 공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쿠팡이 대규모 집단소송에 노출되는 등 자국 투자자에 대한 피해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미 의회의 '구명 활동'이나 당국의 소극적 대응이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한국 정부와 국회가 요구한) 자료를 쿠팡이 내지 않으니까 미국 IRS라는 폭탄을 한번 맞아봐야 움직이겠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쿠팡이 미 무역대표부(USTR)를 넘어 IRS까지 로비를 할 것인지 궁금하다. 로비 가격도 상당할 것"이라고 꼬집었다.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회에 이틀 연속 불출석한 김 의장과 김 부사장, 강한승 전 대표(북미사업총괄)를 국회증언감정법상 불출석 등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로저스 대표를 비롯해 박대준 전 대표, 조용우 부사장, 윤혜영 감사는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등 혐의로 고발 명단에 포함됐다.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기사전문보기] '그림자 임원' 김범석 동생, 쿠팡은 왜 드러내지 않으려 했나 (바로가기)
경기일보
2026-01-02
[기고] 소니 판례로 본 쿠팡 소송, 심판대 오른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
[기고] 소니 판례로 본 쿠팡 소송, 심판대 오른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
지난 2014년 캘리포니아 남부 연방법원은 '소니 게이밍 네트워크 데이터 보안 침해 소송(In re Sony Gaming Networks)'에서 데이터 유출 소송의 역사에 남을 만한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이 어떤 법리적 주장이 살아남고 어떤 주장이 기각되는지를 명확히 판시하며 이후 유사 소송들이 참고해야 할 '기초 교과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쿠팡(Coupang, Inc.) 집단 소송에서도 이러한 선례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치밀하고 고도화된 법적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소니와 쿠팡 사건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사건을 정의하는 프레이밍에 있다. 소니 사건은 2011년 당시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가 해킹당해 약 7,700만 명의 사용자 정보가 유출되고 서비스가 중단됐던 사태에서 비롯됐다. 당시 소송은 ‘데이터 유출’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외부 침입 사실 자체가 존재했는지, 또 소니가 기술적으로 합리적인 보안조치(Reasonable security)를 이행했는지 여부가 주된 관심사였다.반면 쿠팡 사건은 본질적으로 '거버넌스 실패(Governance failure)'를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 외부 공격을 막지 못한 기술적 과실을 넘어,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운영 체계 및 보안 관리 구조 전반의 실패를 다루는 것이다. 보안 의사결정 주체가 누구였는지, 구조적인 방치가 있었는지를 따지는 경영 책임의 영역으로 소송의 층위가 확장된 셈이다.미국 연방법원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첫 관문은 헌법상 원고적격(Standing) 인정 여부다. 앞선 소니 사건에서 법원은 개인정보가 침해됐다는 객관적 사실을 중시해 원고적격의 문은 넓게 열어줬으나, 정작 배상 책임을 따지는 단계에서는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단순히 정보가 유출돼 불안하다는 추상적 위험만으로는 배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당시 법원은 실제 개인정보 오남용이나 사기 시도 및 구체적인 비용 지출과 시간적 손해 등 입증 가능한 '현실적 손해'가 결여된 다수의 청구를 기각했다. 즉, 개인정보 사건의 승부는 유출 사고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한 구체적 피해를 어떻게 구성하고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소니 판례가 주는 핵심 사안이다. 따라서 이번 쿠팡 소송의 성패 역시 신원 도용 관리 비용이나 실제 금전 손실 등 유출로 인한 피해 등 현실적인 손해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구체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법리적 접근 방식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 소니 관련 판결 당시 법원은 “원칙적으로 경제적 손해는 계약법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순수한 과실(Negligence) 청구를 대거 기각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소비자보호법(UCL·FAL·CLRA)에 근거한 청구는 상당 부분 인정했다. 이는 소비자보호법이 기업의 기만적 행위 존재 여부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기업이 보안 수준에 대해 어떤 진술을 했는지, 그 진술이 당시 기업 내부에서 인지하고 있던 보안 상태나 위험 인식과 배치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오인됐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했다. 쿠팡 소송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유효할 것으로 분석된다. 승산이 낮은 과실 책임론보다는 기업이 '업계 표준 암호화'나 '합리적 보안'을 약속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소비자를 기만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즉, 소비자 기만과 보안 거버넌스의 실패를 연결하는 것이 이번 소송의 핵심 고리라고 볼 수 있다.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디스커버리의 질적 확장이다. 과거 소니 사건의 디스커버리가 기술적 보안 조치의 적정성 확인에 머물렀다면 쿠팡 사건은 그 범위를 이사회와 경영진으로 넓혀야 한다. 단순히 '보안 시스템이 마련돼 있었는가'를 넘어 '누가, 어떤 조직 구조 하에서 취약한 시스템을 방치했는가'를 규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본사의 임원 보고 라인, 보안 예산 배정, 의사결정 구조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이번 소송의 관건이 될 것이다.결국 쿠팡 소송은 소니 사건 판례라는 교과서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기업의 본사 책임을 묻는 고도화된 법적 투쟁으로 번질 전망이다. 기술적 과실을 넘어 거버넌스의 책임을 묻는 이번 소송은 향후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 보안 책임 범위를 재정립하는 새로운 사법적 기준이 될 것이다.●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 [기사전문보기] [기고] 소니 판례로 본 쿠팡 소송, 심판대 오른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 (바로가기)
이데일리
2026-01-02
쿠팡, 美 현지 공시내용 논란 지속…수사협조 '주어' 변경[only 이데일리]
쿠팡, 美 현지 공시내용 논란 지속…수사협조 '주어' 변경[only 이데일리]
정정공시서 수사협조 주체 '쿠팡'→'범인'으로정보유출도 자체조사 결과인 3천건으로 등록경찰 '정보 함구' 지적 날 '수사 주체' 셀프 격상美변호사 "의도적 프레임 변경, '중요사실 왜곡' 가능성"쿠팡 "범인 특정됐다는 단순한 내용 업데이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의 미국 증권시장 공시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쿠팡은 29일(현지시간) 제출한 서류를 통해 “고객 계정 3300만건에 대한 접근이 있었지만 범인은 약 3000건의 제한된 데이터만을 저장했다”고 신고했다. 특히 미국 증권 당국에 제출한 정정 공시에서 수사 협조의 주체를 ‘회사’에서 ‘범인’으로 바꾼 것으로 확인되서다. 경찰이 쿠팡의 ‘수사기관 패싱’을 지적하는 상황에서 범인을 수사 협조의 주체로 내세운 것은 향후 전개될 법적 다툼에서 회사의 조직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현지 집단소송 대리인 측은 이 같은 공시 내용 변경에 대해 ‘증권 사기’ 혐의 적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협조대상 주체, ‘쿠팡’→‘범인’ 3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정정 공시(8-K/A)에서 “‘범인(perpetrator)’이 쿠팡 및 수사관들에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시에서 “‘쿠팡’이 규제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 중(Korean regulators have initiated investigations with which Coupang is fully cooperating)”이라고 표현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달라진 표현이다.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쿠팡 조직의 문제에서 개인의 문제로 방점을 옮긴 것”이라며 “사건의 실체를 회사의 보안 관리 소홀이라는 구조적 결함이 아닌 ‘제3자의 개인적 일탈’로 전환해 향후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구 수정은 경찰이 쿠팡의 자체조사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 뒤 이뤄졌다. 경찰이 공식적으로 쿠팡의 비협조를 지적한 지 반나절 여만인 29일(현지시간) 쿠팡은 정정 공시를 통해 ‘수사관과 공조해 사건을 해결 중’이라는 상충된 메시지를 제시했다.앞서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29일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쿠팡이 피의자 노트북을 임의 제출하면서 자체 포렌식 진행 사실을 알린 적이 없다”며 “쿠팡이 만약 조작 자료를 제출했다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 교수는 이에 대해 “수사 대상인 쿠팡이 경찰과 나란히 서서 협조를 받는 위치로 자리를 옮긴 꼴”이라며 “국내 공권력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책임의 화살표를 범인에게 돌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정정공시, 예민하고 강력한 공격 지점”법조계 일각에서는 쿠팡의 정정공시를 두고 투자자와 피해자를 기망한 ‘증권 사기’ 혐의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협조 주체가 범인으로 바뀐 건 기업의 협조가 미흡했다는 사실을 가리고 수사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인상을 주려는 일종의 시선 전환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서다. 미국에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소비자 집단소송을 이끌고 있는 손동후 SJKP(법무법인 대륜 미국 법인) 뉴욕 변호사는 이번 공시 변경을 “매우 예민하고 강력한 공격 지점”이라고 지적했다.손 변호사는 “협조의 주체를 범인으로 전환한 것은 기업의 협조 부재 가능성을 배제하고 투자자에게 수사가 원활하다는 인상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 증권법상 ‘중요 사실의 왜곡’ 또는 ‘오도적 누락’으로 충분히 다툴 수 있는 지점”이라고 밝혔다.‘중요 사실의 왜곡’ 및 ‘오도적 누락’은 증권거래법 제10조(b) 및 SEC 규칙 10b-5가 금지하는 전형적 사기 행위다. 이는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거짓으로 말하거나 불리한 배경 정보를 고의로 빠뜨려 투자자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드는 행위를 의미한다. 위반 시 SEC로부터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민사상 집단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의 근거가 된다. 이번 수정 공시 과정에서 ‘선택적 공시(Regulation FD)’ 위반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은 지난 25일 국내 보도자료를 통해 ‘유출 규모 축소’ 정보를 선제 공개하면서 약 6%의 주가가 올라서다. 하지만 SEC 공시에는 2영업일째인 지난 29일에야 해당 내용을 반영했다.손 변호사는 “미국 상장사가 해외에서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가 사실상 시장에 중요한 신호로 작용했다면 SEC는 이를 실질적 선택적 공시(selective disclosure)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며 “해당 정보가 정정 공시로 뒤늦게 편입됐다는 점은 ‘동시에 공시하지 않았다’는 선택적 공시 위반 논점의 출발점이 된다”고 했다. 이어 “공시 내용과 시점, 표현 방식의 차이는 쿠팡이 각 시점마다 어떤 인식과 판단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정황 자료”라며 “향후 경영진의 ‘고의적 기망(Scienter)’ 여부를 다투는 단서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쿠팡은 이에 대해 “정정공시는 기존에 ‘정부와 협조를 했다’는 전제를 수정한 게 아니라 ‘범인’이 특정됐다는 내용을 업데이트하기 위한 공시”라고 설명했다.석지헌(cake@edaily.co.kr) [기사전문보기] 쿠팡, 美 현지 공시내용 논란 지속…수사협조 '주어' 변경[only 이데일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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